불안을 자극하는 상황을 글로 적으며 정리한다
“인간은 근거가 없는 상태, 즉 삶의 불확실성과 통제 불가능성을 마주할 때 불안이 생긴다.” -어윈얄롬-
가끔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끝이 차가워지며, 뭔가 불길한 예감 같은 감정이 스며들 때가 있다. 눈앞의 상황은 멀쩡한데, 내 마음은 흔들린다. 그것이 바로 불안이다.
나는 오래도록 불안을 ‘문제’라고만 여겼다. 잘 다스려야 하고, 빨리 없애야 하는 무언가로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불안은 나를 괴롭히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중요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걸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어윈 얄롬은 “불안은 삶의 불확실성과 통제 불가능성을 직면할 때 나타나는 감정”이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면 불안은 내가 뭔가를 잃을까 두려워하고, 통제되지 않는 삶 앞에서 서성이고 있음을 알려주는 내면의 목소리였다. 억누르려 할수록 더 커졌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조금씩 작아졌다.
불안을 적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불안한 순간의 상황, 몸의 반응,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기록하다 보면 막연한 두려움이 조금씩 구체적인 이름을 갖는다. “나는 지금 실수할까 봐 두렵구나.” “내가 버려질까 걱정하고 있구나.” 이름 붙여진 불안은 더 이상 나를 압도하지 못한다. 오히려 나를 지켜주는 작은 등불이 된다.
불안을 기록하는 일은 불안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불안과 친구가 되는 연습이다. 불안이 찾아올 때 “나는 지금 삶의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면, 그 순간 불안은 나를 괴롭히는 적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안내자가 된다.
삶은 결코 완전히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단단해지고, 더 유연해질 수 있다. 불안을 기록하는 순간, 나는 불안 너머에 있는 나 자신과 다시 연결된다. 그리고 그 기록은 언젠가 나에게 이렇게 속삭일 것이다.
“괜찮아, 너는 이미 불안을 지나 여기까지 왔어.”
불안은 인간이 살아가며 가장 흔히 경험하는 감정 중 하나이다. 심리학에서는 불안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 불확실성, 상실의 가능성 앞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정서로 본다. 단순히 ‘나약한 마음’이 아니라, 삶의 중요한 신호인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불안을 억누르려 하거나 회피할 때 더 커진다는 점이다. 심리치료 연구에 따르면, 감정을 회피할수록 오히려 그 감정은 더욱 강렬해지고 지속된다. 반대로 감정을 의식적으로 표현하고 기록할 때, 불안의 강도는 서서히 줄어들고 자신을 이해하는 힘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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