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0

소수의 커뮤니티, 연대감이라는것.

by 원일


디아스포라 영화제 상영작으로

아직 개봉전의 작품입니다.



전주에서는 어깨 통증과 우천, 버스 문제까지 겹쳐 끝내 놓쳤던 작품 3670을 오늘 디아스포라 영화제를 통해 마침내 관람했다.

지인들은 전주에서 먼저 보고 온 터라 반응이 제법 괜찮았고, 그 기대가 나에게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꼭 이번 기회에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으로 향한 상영관. 시작 전 로비에서는 이미 감독님과 배우분들이 계셨지만, 낯가림 탓에 그저 멀리서 힐끔 바라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영화는 게이 커뮤니티와 탈북자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두 소재가 교차하는 이야기다. 어려운 주제 두 개가 맞붙는 이 설정 자체가 나에게는 충분한 동력으로 작용했다. 아직 정식 개봉 전이고, 국내 개봉은 가을로 예정되어 있어 구체적인 내용은 스포일러 없이 조심스럽게 짧게 다뤄보려 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퀴어 커뮤니티에 대한 사실적인 고증이다. 등장하는 공간들, 대사들, 인물 간의 호흡까지 모든 것이 날것 그대로의 생생함을 지녔다. 실제 존재하는 술집이 그대로 등장하고, 그 안의 끼와 기세, 언어의 생동감이 영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이런 밀도 높은 묘사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커뮤니티 내 실제 공간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예상과 달리 오히려 쉽게 협조를 얻었다는 감독님의 말도 있었다.



그 모든 걸 가능케 했던 건 결국 시나리오가 가진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객으로서도, 그리고 예비 시나리오 작가로서도 이 작품은 큰 자극이 있는 탄탄한 시나리오가 느껴졌고, 감독님 나름의 섬세함 또한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이런저런 느낀점들은 많지만 아직 영화는 개봉전이고, 많은 내용들을 스포할 수 없어, 정식 개봉 이후 한번 더 관람 후 두번째 리뷰를 작성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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