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다닐 때, 어느 과목, 어떤 시간에 배웠는지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제 뇌리에 오랜 시간 박혀 있었던 단어들이 있었습니다. '수출주도형 경제', '수출', '무역', '무역강국' 등, 일관되게 수출의 중요성을 가리키는 단어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한국에 대해서, 식민지 시대와 전쟁을 극복하고, 유래 없이 경제 성장을 이루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설 수 있는 중진국, 자랑스러운 나라라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자주 들었던 워딩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수출 주도형 국가', '수출 주도형',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은 사회 시간에 많이 배웠을 것 같은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때 배웠던 부분들에 공감을 하면서, 대학에서 전공을 선택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 단어와 개념에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어를 전공하고, 동시통역사가 될까 했지만, 그 역시 쉽지 않다 느낀 것이, 저보다 중국어를 훨씬 더 잘하는 분들이 많다고 느낀 데다가, 하물며 대학에서 4년 배운 실력으로는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와중에 어릴 적에 배워왔던 '수출' 관련된 내용들이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복수전공을 국제통상학을 선택하여 해외영업, 무역 관련 업무에 종사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줄어들고 있는 인구이지만, 인구가 많다고 해도, 5천만이 채 되지 않는 작은 시장인 대한민국에서, 자동차를 만들고, 배를 건조하고, 뛰어난 가전제품을 제조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을 너머 해외에 우리 제품을 사줄 수 있는 고객들이 있어, 세계 시장에 제품을 판매하고 그 판매 대금들이 국경을 너머 들어와, 우리 경제를 팽창시키고, 큰 대기업에서 떨어지는 낙수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아마존이나 큐텐과 같은 해외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무를 주로 하고 있는데, 소비재의 경우, 해외에 판매할만한 즉 가격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 효율이 높고, 마진을 남기기 좋은 아이템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움을 넘어 공포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아마존에 들어가셔서 어지간한 제품들의 원산지를 보면 대부분 짐작하다시피 중국산이 대부분입니다. 한국산이 두각을 나타낼 만한 것은 뷰티 제품이나, 간식, 식품류 정도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전 제조업을 살펴보면 더 수출할 수 있는 제품들이 있겠지만, 앞으로 무엇을 수출해서, 나라 안으로 돈을 벌어올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학교에서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과, 발전 과정을 배우고, 자긍심을 배울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그때에 그렇게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들께 또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상황이 어렵던, 좋든 간에 우리나라는 수출을 해야 하는 국가가 맞습니다. 이 '대' 전제 안에서, 앞으로 저의 경제 활동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우리 어르신들께서 살만한 나라를 물려주셨으니, 저 또한 그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제 자리를 지키고 출근을 합니다.
회사를 더 다닐 수 없게 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 나이가 왔기에,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 또 온라인 샵을 운영할만한 일을 찾아봅니다. 중국산을 들여와서, 국내에 파는 일이 크게 어렵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외화를 '벌어오는' 수출역군으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