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이 맞을까?

나의 해외영업 주간보고서 2 21화

by 사호

아마존과 큐텐 어카운트를 4년 가까이 끌어오면서, 다행히 아직까지 한 번도 매출이 퇴행하거나, 체됨이 없이, 성장을 이끌어왔습니다. 물론 중간에 협력 업체들과 많은 동료 분들의 도움을 받아왔기 때문임은 너무 당연한 것입니다. 항상 관련된 분들께 감사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해외 온라인 사업의 드라마틱한 매출 신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시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제가 가장 최근에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은 '마케팅 예산'입니다. 마케팅 예산이 많을수록, 인플루언서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제품 증정을 통한 SNS 영상 업로드 유도, 즉 씨딩(seeding)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트래픽을 모아 매출로 승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순하게 마케팅 예산을 많이 배정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실 수 있겠으나, 마케팅 예산 100원 넣어서 작년에 매출이 120원 나왔으니, 올해 120원을 넣으면 144원의 매출이 나오겠지?라고 여길 수 없습니다. 즉, 마케팅 활동을 많이 했다고, 즉각적인 매출 증대 효과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120원을 넣었는데도, 당장 매출이 100원이 나온다 하더라도, 이 활동으로 인해 다음 해에 출이 증가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너무나 다양한 가능성이 드넓은 '해외' 시장에 존재하고, 통제 불가한 수천만명의 '해외' 소비자들이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마케팅 예산은 확률적으로, 매출 상승을 견인하고는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실무자, 해당 업무 담당자로서 출을 올리게 되면, 과연 내가 잘해서 매출이 올라간 것일까? 아니면, 마케팅 예산을 많이 받아서, 그로 인해 할 수 있었던 수많은 마케팅 활동으로 인해 매출이 '자연적으로' 오른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자신의 역량을 스스로 판단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다시 말해, 나의 매출, 마케팅 역량보다는 마케팅 예산이 훨씬 중요한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부한 마케팅 예산만 주어지면, 누구나 매출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다 보니 매출이 적게 나오던, 많이 나오던, 같은 예산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지 않았을까, 더 높은 매출 상승을 유도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아무리 칭찬과 좋은 이야기를 해주셔도,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하는 의심(?)을 끊임없이 하게 됩니다.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서 제 생각이 정리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 글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있네요. 우선 제가 잘한 것은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습니다. 아까 제가 적은 바와 같이 마케팅 비용을 써도, 즉각적인 매출에 반영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저의 경우 즉각적인 매출 신장을 유도해 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보다 더 많은 마케팅 예산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올해에도 지속적인 신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은 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불안함과 두려움이 따르지 않는 일은 세상에 좀처럼 없습니다.


그러니, 저와 저의 동료들의 퍼포먼스를 믿어주시고, 보다 많은 마케팅 예산을 배정해 주신 회사 내부 관계자 분들에 대한 감사함만 가지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업무에 임해보고자 합니다. 지난 한 해, 저와 함께해 주신 분들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올해도 잘해서 내년에 더 큰 마케팅 예산을 얻어서 마케터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힘내겠습니다.




우선 제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두려움과 불안감을 조금 '덜' 떠올리게 되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인 여러분들, 여러분들 모두 잘하고 계십니다. 그럴 것이라 또 믿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