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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영이 미국 간다고?

나의 해외영업 주간보고서 2 23화

by 사호

"팀장님, 올리브영이 미국 진출한다고 하네요. " 같이 일하는 동료 직원 분이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2019년 세계적인 뷰티 멀티스토어 세포라가 한국 진출을 결정하고, 1호점을 열었던 자리가 있습니다. 바로 코엑스의 파르나스몰입니다. 지금은 그 자리를 올리브영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세포라는 지난해 8월 '무거운' 마음을 안고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였습니다.


나름대로 분석을 해보자면, 한국 소비자들은 해외 뷰티 브랜드들은 보통,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많이들 구입하실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국내 뷰티 브드의 경우, 이전에는 로드샵들을 '순회' 하며 구매했지만, 올리브영이 오픈한 후에는 모든 브랜드들을 한 자리에서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으니, 올리브영에서의 구매가 압도적으로 많아졌을 것입니다. 게다가 올리브영에서 많은 가격적인 혜택을 주니,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형 로드샵 브랜드들이 침체기로 들어섰고, 세포라가 백화점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가격으로 해외 브랜드들을 판매하고, 올리브영만큼 국내 브랜드들의 프로모션을 주지 않으니, 한국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굳이, 세포라에 갈 이유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세포라를 벤치마킹해서 탄생한 신세계의 시코르도 크게 확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한국 시장에 적응 못한 세포라와 한국 시장을 모조리 평정한 올리브영, 이제 그 올리브영이 한국에서 글로벌 공룡 세포라를 밀어낸 기세를 몰아 해외로 진출, 더군다나 세계 뷰티의 메카 미국 진출을 한다면, 열렬히 응원을 해주고 싶습니다.


사실 올리브영의 등장으로 인해 무너진 곳은 로드샵만이 아닙니다. 국내 전통적인 화장품 중소 점포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을 것이고, 결국 CJ라는 대기업이 골목 상권까지 장악한 부분은 맞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기업답게 규모가 작은 국내 시장에서 '왕' 노릇만 하지 말고, 해외의 유수 기업들과도 경쟁해서, 한국 뷰티 영토를 넓히는 일에 앞장을 서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리브영이 지닌 순작용은 점포를 낼 형편이 되지 못하거나, 적은 품목 수를 가진 중소 브랜드들도, 올리브영 입점을 통해 소비자들을 만나면서, 화장품의 다 브랜드 시대를 열어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국내 뷰티 브랜드들을 올리브영이라는 종합 열차에 태워서 세계 곳곳으로, 다양한 인종의 소비자들을 만나게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국내 브랜드들에게 입점 관련 더욱 올리브영의 콧대가 높아지는 것은 아닐지입니다. 올리브영 입장에서도 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브랜드를 공급하려고 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중소 브랜드들을 후원하는 프로그램들을 같이 구비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성수동의 대형 올리브영은 환히 빛나고 있습니다. 한국 뷰티 산업을 중흥시킬 사명도 약간은 가져주시길 희망합니다.




전에 해외 시장의 원활한 진출을 위해서는 올리브영에 잘 보여야 한다는 글을 썼는데, 이 글은... 올리브영에 잘 보이려고 쓴 글이 아님을 다시 한번 밝혀드립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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