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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수 있는 표현이... 없는데

나의 해외영업 주간보고서 2 24화

by 사호

"제품 문안으로, anti-aging 쓸 수 있나요? 그럼 anti wrinkle은요? Firming은 될까요?"


아마존 담당인 제가 미국 시장 관련 문안을 많이 보다 보니 어느 순간 FDA 직원이 된 느낌이 들 정도로,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에 대한 문안을 문의해 주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미국에 화장품류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 (MoCRA)에 기인해서 FDA 웹사이트에 등록 진행을 해야 합니다. 지난해, 2024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발효된 법안인데요. FDA 웹사이트에 전 성분 등의 정보를 입력하여 등록을 진행하는 부분은 크게 까다롭지 않으나, 문제는 '화장품'은 '화장품'으로 등록하여 관리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기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와 같이 anti aging, anti wrinkle 문구가 들어가, 한국에서 인증된 '기능성' 화장품일지라도 그 기능성을 인정받으려면 의약외품 혹은 일반 의약품으로 분류하여 등록 판매 하여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반 '화장품'으로 MoCRA 등록한 후, 기능성 문구를 넣어 팔게 되면, 이 법과 규정에 배치되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 쓸 수 있는 표현이 없네요."


네, 맞습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소비자들과 약속한 '암호'를 사용하면 됩니다. 화장품. 특히 K-beauty의 소비자들은 일반 유명 브랜드 제품을 찾지 않고, 이런저런 정보들을 찾아보고, 효능과 유행을 찾아 구매하는 'Know-smetics' - know와 cosmetics를 합성한 말, 화장품 지식이 높은 소비자 -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 분들은 제품에 성분만 표기해도 해당 성분을 지닌 제품에 기대하는 효능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콜라겐은 노화 방지, 탄력, 주름 개선, 비타민C는 미백, 시카는 피부 재생 등 제품에 효능을 표기하지 않고 성분만 표기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굳이 Know-smetics 분들이 아니어도, 무엇이든 답해주는 CHAT gpt 사용이 성행하는 시대, 굳이 제품에 효능을 명시하는 것은 오히려 '촌스러운'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높아진 고객들의 수준을 믿고, 현지 규정들을 잘 준수하는 똑똑한 '마케팅'을 구사할 때입니다.




화장품은 화장품답게 팔아라는, MoCRA 인증의 취지에 공감합니다. 학창 시절 선생님 말씀은 안 들으셨어도, 그 나라에서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데, 하물며 로마에 '파는' 일은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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