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호 Mar 15. 2024

10만 불어치 수출하면 10만 불이 들어와야 한다고요?

해영미로 7화

무시무시하다는(?) 외국환거래법이 주는 중압감을 등지고, 외국환 검사를 충실히 받아가고 있었습니다. 외화를 (첫째), 수출 거래처에서 직접 (두 번째), 정확한 방법으로 거래 은행을 통해 (셋째), 약속한 거래 대금 금액을 수령하였는지를 중점적으로 세관에서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수출한 제품이 정확하게 해당 수입자에게 전달되고 정확한 대금을 전신환 송금을 통해 선적서류에 근거하여 거래 은행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가 가장 통상적이며, 이상적인 사례일 것입니다. 그러나 항상 이상적이고, 통상적인 것만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다소 특별한 거래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첫 번째, 미국과 중국의 경우, 수출 대금의 일부를 돌려주지 않고 보관하는, 영업 보증금의 거래 형태가 있습니다. 추후 제품 불량이 발생하거나, 거래상 환불 등 문제가 생길 때, 이 부분을 차감하여 정리하는 일종의 거래 상 인질과 같은 성격을 지녔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경우, 수출자에게는 수출 금액의 일부가 채권이 되어, 마음의 짐으로 남습니다.


두 번째, 수입자가 제품을 인수한 후, 현지에서 판매를 진행하면서, 정산하고 수출 대금을 송금하는 경우입니다. 이럴 경우, 현지 판매 진행 도중 발생하는 비용들을 협의된 계약 조건에 따라 차감하여 수출자에게 돌려주게 되기 때문에 수출 대금과 수금 금액 간 불일치가 발생합니다.


세 번째, 해외 온라인 플랫폼 (아마존 등) 거래입니다. 현지 판매 실적에 근거하여 매출을 등록할 수 있기에 우리가 외국으로 10만 달러어치를 보내고, 해당 물품들을 수출 신고했다고 해도, 그 전액을 매출로 인식할 수 없습니다.  수출신고된 10만 달러 중 현지 플랫폼을 통해 판매된 금액만 매출로 인식할 수 있으며, 판매 도중 발생한 플랫폼 이용 수수료 등 해당 매출에 대한 비용 일체가 플랫폼 시스템에 의해 차감된 후, 판매금액을 수령받기에 이 경우, 수출 신고 금액, 판매 금액 그리고 수금 금액 세 가지 모두 불일치가 일어납니다.


말씀이 길었네요. 외국환 검사 마지막 날, 검사를 주관하신, 관계자 분께서 이야기해 주신 내용 중 중요한 말씀은 "10만 달러어치 수출했다면, 10만 달러를 받아야 한다. " 는 내용입니다. 그렇죠.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위의 세 가지 사례 모두 수출 실적과 대금을 정확하게 맞추어 정리할 수 없는데 어떻게 할까요. 그렇습니다. 번거롭게도, 매 번 해당 은행을 통해 세관에 신고를 해야 하죠.


시대는 앞으로 나아가고, 다양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더 많은 물품과 서비스, 자본들이 다양한 형태로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 것입니다. 더욱더 많은 거래들이 우리 법이 지정한 사례에 예외를 적용해 달라고 호소할 것입니다.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는데 우리 수출 관련 법과 제도는 동안 외모를 자랑하며,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결국, 기획재정부 민원을 통해, 해외 온라인 플랫폼 거래 관련 수금의 특수성을 인정받아, 수출 대금 및 수금 금액의 일대일 대응 원칙에 저촉되는 부분을 피했습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옛말이 있습니다만, 요새는 뿌린 대로 거둘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전 06화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고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