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 아마존과 일본 큐텐을 동시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적으로는 동남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쇼피에 대한 호기심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SHOPEE', 아마존, 큐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을 수 있지만, 매출 규모나 영향력이 미치는 국가, 인구 규모로 보면, 절대 아마존, 큐텐보다 부족함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동남아시아의 젊은 인구 구조로 보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더 크고, K-culture의 영향력 또한 강하게 작용하는 지역이라는 점이 쇼피를 더욱 매력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사실 이전 직장에서 쇼피를 운영해보고 싶었기에, 동료분들과 팀장님께 상의를 드린 후, 자사몰 오픈까지는 진행을 하였습니다. 쇼피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주문이 들어왔을 때, 주문을 인식하고, 제품을 출고해 줄 수 있는 삼자물류 센터(3PL)가 필요했기에, 쇼피 코리아 측에서 소개를 받아, 삼자물류 센터와 계약을 빠르게 체결하였고, 제품에 대한 바이럴이 감지되었던 필리핀을 동남아 시장의 진출 교두보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매출이 잘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필리핀의 경우 브랜드 공식몰 자격을 쇼피로부터 얻어야 했는데, 이는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쇼피를 업무 제1순위로 삼고 달라붙었어야 했지만, 회사 업무라는 것이 특정 업무에만 치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를테면, 당시에는 담당 업무 중 해외 도매 업무 매출이 무지막지했기에쇼피 업무를 뒤로 미뤄두었습니다.
결국, 쇼피에 대한 1차 도전은 잠시 보류해 두었고, 동료 분께 업무를 인계해 드리고, 상황을 지켜보았습니다. 마침내 모두의 노력으로 매출이 발생하였으나, 조직 내부에서 아마존, 큐텐을 우선으로 마케팅 비용을 배분하다 보니, 쇼피에 투입되는 예산이 적었고, 현지 고객 구매력을 고려하여, 한국 소비자 가격보다 판매가격을 낮추어야 했고. 그러다 보니 마진의 폭이 적었습니다.
게다가, 동남아 6개국의 화폐 단위가 제각각이다 보니, 매출 입력, 수금 입력 부분에서 낙후된 사내 ERP와 매 번 시스템 상 충돌을 일으키니, 담당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계정을 협력 업체 측에 넘기고, 사입 구조로 운영 형태를 변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새롭게 옮겨간 곳에서, 그 쇼피에 대한 미련을 다시 꺼내봅니다. 첫째, 매출 증대에 대한 내부 요청이 매우 강하고, (어느 회사든지 매출에 대한 압박은 존재했습니다. ) 둘째, 개인적으로 쇼피까지 제대로 운영해 보면, 온라인 플랫폼 커리어가 완성될 것 같다는 무모한(?) 일 욕심 때문입니다. 우선, 계정은 개설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운영해 봐야 할까요? 아니면, 아마존, 큐텐이나 더 잘해볼까요? 생각에 잠겨봅니다.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 ' 비장한 이순신 장군의 말씀과 같이 "제가 쇼피를 다시 해볼 생각이 있다. " 는 것은 회사 내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습니다. '쇼피' 만큼은 제가 여력이 될 때 자기 동기 부여 시스템으로 스스로 마음이 동해서 움직여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매출이 정말 부족해서 압력을 극하게 받는다면 그때 부루마불의 우대권처럼 '쇼피' 카드를 멋지게 던져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