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라 하면 여전히 대형 컨테이너가 움직이는 장면들이 떠오르지만, 사실은 해외 특송들을 통해, 해외 온라인 플랫폼들을 통해 수출인지도 모를 정도로, 작은 물량들이 국경을 넘나드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 번은 일본에 이미 선적해 둔 재고들을 현지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판매해야 할 상황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해당 국가 내에 있는 재고를 배송할 때는 한국에서 보낼 때 보다 저렴하겠지, 그런데 그렇지 않아서 조금 놀랐습니다.
지금은 엔화가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라 인지하지 못하지만, 생각해 보면, 일본의 물가 상황이 우리보다 낮은 것도 아닐 텐데, 택배비 또한 한국 수준이라 보기도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또한,일본 자체가 열도, 즉 여러 덩어리의 섬으로 이루어져있다 보니, 낙도 배송등 물류 체계가 우리보다 복잡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결국 한국의 역직구와 일본 내 배송 판매를 병행하여 업무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아마존을 운영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아마존 풀필먼트 (FBA)를 사용하게 됩니다. 즉 자연스럽게 미국에 물류를 두게 되는 셈이죠. 미국에 다른 판매자 혹은, 잠재 고객에게 샘플을 보내거나, 인플루언서들에게 제품을 지급할 경우 손쉽게 이 아마존 풀필먼트에서 물건을 빼서 보내주는 MCF 배송을 운영한다면 매우 효율적입니다. 이 경우, 미국이 한국과 상대적으로 먼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발송하는 부분보다, 물류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집니다. 단 우리가 아마존 풀필먼트에 운임이 낮은 해상 운송을 사용했다는 전제입니다.
앞서 언급한 미국과의 거리로 인해, 한국에서 특송을 통해 발송하는 부분에 비해 미국 내 택배를 이용하는 MCF의 배송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보이지만, 또 그렇지도 못했습니다. 미국은 국토 자체가 넓고 각 주마다 또 규정이 상이할 수도 있으며, 물류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 변수들을 종합해 볼 때, MCF 배송 또한 영업일 최장 5일 정도 소요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이 또한 정말로 급한 배송의 경우 DHL 등 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방법을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잠시 언급을 못했지만, 그럼에도 한국에서 미국, 일본 보내는 것보다 해당 국가 내에서 움직이는 것에 확실한 장점이 있는데, 통관 절차가 없다는 점입니다. 통관이라는 절차만 없어도, 배송일을 크게 당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래전이지만, 중국에 주재했을 경우, 로컬 협력 업체에도 제품 혹은 원단 견본 등을 보내야 할 일이 많았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중국 전역 어디에도 1일 내로 도착하게 해 준다는 SF 익스프레스였습니다. 물론 이용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그 드 넓은 중국 내, 1일 배송이라니, 참 놀라웠습니다. SF, 순풍, 순리대로 할 때 순, 풍요로울 풍, 이름도 잘 지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각 국가 간에 해외 온라인 플랫폼 등의 활성화로, 각 국 국내의 물류 상황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에, 격세 지감을 좀 느낍니다. 대량의 물량이 오갈 수밖에 없던 시대에서, 그리고 온라인 상거래가 활성화되지 않고,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고팔았던 시대에서는 이 부분이 크게 고려할만한 요인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듣기로는 아마존이 2030년까지 연간 5억 건의 배송을 드론으로 운영하겠다고 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각양각색의 배송 형태를 접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각양각색의 택배도 좋지만, 물류비가 저렴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매번 청구되는 물류비를 보면 깜짝깜짝 놀랍니다. 끊임없이 합리적 가격에 빠른 배송 방법을 찾는 것이 해외 사업을 하는 모든 이들의 영원한 숙제인 것 같습니다. 물류 업계의 끝없는 혁신과 발전을 두 손 모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