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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g Jan 12. 2020

플라타너스 서신


열기에 지친 플라타너스 잎사귀 얼굴을 스치고, 묵직한 소리를 내며 추락한다

처량한 몰골은 오래전 쓰다 말아 말라비틀어진 문장을 떠올렸다


근처에서 시들고 싶다던, 바스라진다면 그대의 발 끝이길 바랐다는 사문(死文)

한 번도 보인 적 없건만, 죽은 잎이 그대의 서신이라 여기다

불현듯 일면식 없을 문장에도 네가 서렸다 것이 두려워졌다


한 여름에도 나는 추위에 몸 둘 바를 몰랐다



플라타너스 서신, 이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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