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언젠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야?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었어.
매일매일 그림을 그린다는 정진호 아저씨도, 옷걸이 독서대를 생각해내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널리 퍼뜨리는 염지홍 디자이너도, 김치 버스로 온 세상을 돌아다닌 류시형 여행가도, 소셜 스포츠라는 컨셉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아 놀이장을 마련해주는 창우오빠도!
모두 자기 인생을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열심하 살고 있을 뿐인데 나에게 큰 감동을 줬어.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사람들은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라. 문을 두드리면 길은 열린다는 것. 결정을 내리고 움직이기 시작하니까, 신기하게도 운이 따라주고 사람들이 돕기 시작하더래.
선한 마음으로 나를 위해서, 너를 위해서 그리고 또 우리를 위해서 열심히 살다보면, 그럼 언젠가는 나도 재미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야? 우와! 신나는 세상이다. 열심히 살아보자!
PS.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불혹에 '그림'으로 돌연 업을 바꾼 정진호 작가님. 굵직한 대기업을 관두고 그림그리기를 시작해 <비주얼 씽킹>, <행복화실> 등 그림에 대한 책을 여러권 냈고, 2013년 부터 현재까지 "서울 스케처"라는 이름으로 일반인들에게 그림그리기의 즐거움을 일러주고 있다.
서울 스케쳐란?
장소와 시간 공지가 올라오면 시간 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헤쳐모여 그림을 그리고 함께 리뷰하는 방식의
프리하고 재미있는 모임. 나는 회사를 관둔 2014년에 서울역 서울 스케쳐 모임을 다녀왔다. 그 때 혼자 가봐야지 마음먹고 간 터라 서울역 앞에서 쭈뼛쭈뼛하며 서 있었는데, 정진호 작가님이 '서울스케쳐'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사람들을 한자리로 집합시켜 '잘 찾아 왔구나' 하고 안도했던 기억이 난다.
관심있는 주제를 골라 한시간 가량 그리고 다시 모이기로 했는데, 나는 사물보다는 아무래도 사람에게 더 관심이 갔다. 자기가 고른 오브제에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다른 참가자의 모습이 이뻐 보여 그 모습을 노트에 담았다. 한시간의 자유시간 뒤에는 작품들을 한데 모아 놓고 참가들의 그림을 확인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내가 그렸던 분의 친구분이 내 그림을 발견하고는 "이거 넌가봐. 어머 너 맞다야. 저기 이름표도 있어."라며 그 분께 알려드렸고, 그분은 막 쑥쓰러워 하면서 좋아하셨다. 바로 옆에 서있던 나는 음흉한 미소를 띄며 혼자 즐거워 했었다. (잘 그렸다면 물론 더 좋았겠지만) 누군가를 서프라이즈로 기쁘게 만들었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 아마 이 이유 때문에 서울 스케처 모임이 특히나 기억에 남았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이 주어졌는데 사람들이 담은 작품은 제각각 달랐다. 다양한 시각이 공존하는 세상에 살고 있단 걸 새삼스레 느꼈다. 한시간 내에 그린 거라고는 생각 할 수 없을 만큼 수준급의 작품도 있었고 나 처럼 괴발새발 하는 그림도 많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력이 아니었다. 함께 모여 그림을 그린다는 것.
바쁜 일상에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선사하는 이 프로젝트가 난 참 맘에 들었다. 지금도 쭉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관심있으신 분은 http://lovesera.tistory.com 정진호 작가님 홈페이지에서 확인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