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언제 서른 셋이 됐지?
섹스를 섹스라 부르지 못하는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지 서른 셋,
나는 섹시해지기로 마음을 먹었다.
섹시해져야지. 라고 내뱉고 나면
섹시라는 단어가 풍기는 멍청하고 촌스러운 느낌에 웃음이 풉 나지만
섹시는 섹시라는 말로 밖에 설명이 안되는 걸!
그니까 내가 되고 싶은 섹시함이라는 건
혀로 입술을 핥으면서 꾸민 듯 유혹하는 그런 게 아니고
가만히 있는데도 풍겨나오는
탄탄한 섹시함인 건데
뭐랄까,
자기 인생을 잘 살아온 사람에게서 풍기는
그런 건강하면서도 거부하기 힘든 유혹적인 느낌이랄까.
본능적으로 끌리는 그런 느낌인데
이건 진짜 섹시한 사람을 못 봤으면 설명하기가 어렵다.
보자마자 딱! 느껴지는 그 섹시함이 있거든.
밝은 태양 아래서 웃는 것도 섹시하고
컴컴한 클럽에서 춤을 추는 것도 미치게 섹시한 그런 거.
날마다 뛰는 사람 얼굴에서 느껴지는 반짝임 같이
자기가 자기를 나태하게 두지 않는 사람한테서만 느낄 수 있는 반짝임이 따로 있다.
하와이에서 만난 친구 하나가 그랬는데
걔는 키도 크고 몸도 너무너무 좋은데
그걸 떠나서 인간 자체가 너무 섹시한 거.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는데
당연히 그애가 섹시해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걔를 보면서 두근거렸던 또다른 이유는
내가 이렇게 섹시해지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져서 였다.
꾸준히 운동하고 좋은 사람이 되면 저만큼 섹시해질 수 있을까?
그럼 어떤 모습일까! 한번도 본 적없지만 보고 싶더라고.
그래서 그게 궁금해서 한번 풀어보려고!
섹시해져 보려고.
#갈길은멀지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