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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dthings Jun 01. 2023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

# 1 주차 범칙금, 이건 너무 하잖아 ~

한국과 계절이 반대인 이곳 호주는 8월의 크리스마스를 향하여 가고 있다.

어제 보다는 덜 추춘 오늘 아침!

다행이다.

아이들은 학교 갈 준비로 바쁘고, 나는 나대로 아이들을 정해진 곳까지

픽업을 해주어야 해서 바쁘고, 아내는 정성이 담긴 아이들 도시락 준비로 바쁘다.

다들 움츠려 들어서 인지 뭔가 굼뜨다.

추우니까 사람의 행동도 어딘지 모르게 느려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아이들을 준비시켜서 제시간에 정해진 곳에 다 내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는 막 돌아온 나를 보자마자,

“아이! 짜증 나. 이건 또 뭐야!  잠시 세운 것을 밤 11시 넘어서도 주차 딱지 끊는

사람이 어디 있어. 호주애들은 융통성 제로야. 제로.”

“왜. 무슨 일인데?”

“택시존에 잠깐 세웠다고 287불 내라네.”

“진짜!!! 내가 시청에 전화해 볼게.”

주차 범칙금 고지서

2주 전쯤 밤 11시.

대학교 1학년인 큰아이가 요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호텔에 픽업을 갔었다.

보통 호텔 안으로 들어가서 세우고 기다렸는데, 그날 따라서 갓길주차를 하고

잠시  택시존에 세웠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평일 11시가 넘은 시간이라서 길에 사람들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5분쯤 세웠었나…

아들이 나오자마자 , 우리는 집으로 향했다.


차 안에 사람이 없던 것도 아니고, 뭔가 정황을 들어보고 싶어서 시청에 전화를 했다.

왜 사람이 차 안에 있는데 주차가 되는 곳이 아니라고 먼저 옮겨 달라는 이야기를 안 했냐고 물으니,  

그에 대한 답은 하지 않고,

그날이 특별 단속 기간이었다고 응답했다.

나는 매번 지나는 곳이라서 택시존이 그곳에 있는 것인지 알고 있었지만,

시청직원에게 말하기를 운전석에서는 멀리서부터 보지 않으면 길가 주차 공간이

택시존 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으냐 고 따져 물으니, 담당자는 동의하면서도

운전자가 내려서 상단에 있는 팻말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어찌 되었건 도와줄 수는 없고 미안하고, 범칙금은 기한 내에 내지 않으면 페널티가 붙을 수도 있다고 기계적인 말로 안내를 하며 통화를 마무리했다.

“에이. 이런 인간미도 없는 사람들 같으니…”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도 할 말은 딱히 없었다.


오늘부터는 1분, 1초라도 갓길 주차를 할 때는 주의해야겠다.

안 그래도 일터에 보통 집에서부터 걸어서 가는데, 도로 곳곳에 교통경찰들이 즐비하다.

최근부터 상당히 많아졌다.

우리 집 근처는 약간 내리막인데, 나무뒤에 차를 잘 안 보이는 곳에 주차를 해놓고 열심히 차량내부에

부착된 스피드건으로 열심히 찍어댄다.

자세히 보니까 위에 빨간 램프 같은 것이 켜지면 “오버스피드”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빨간불이 자주 깜박이던데, 다들 범칙금서류가 동봉되어 있는 편지가 각자의 집

우편함에 조만간 도착하겠지.

조금 전에 아내와도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 같이 불경기 때는 정부도 경제상황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가장 합리적으로 돈을 걷어 들이는 것은 범칙금이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는 법이 정해놓은 대로는 살아가는 것이 쉽지가 않다.

시속 60킬로까지로 제한속도가 있는 도로는 이곳 교통안전부에서는 제한속도에서 5킬로 정도를

줄여서 운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대로 따른다면, 도로 곳곳마다 정체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신호체계도 마찬가지이다.

때로는 주황색으로 바뀌었을 때도 가야 되는 상황이 있는데, 규정상은 가면 안 된다고 나와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가야 할 때도 있고, 멈추어야 할 때도 있다.

그날그날마다 모두 다르다.


세상에 모든 것에는 수업료가 있나 보다.

몰랐던 점, 이건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쩔 때는 하지 말아야 되는 것으로 바뀔 때도 있다.


모든 것을 지켜나가면서 살면 가장 좋지만, 바쁜 세상에 꼭 그럴 수만은 없다.

관례적으로 해도 되는 것을 유지하되, 피하는 방법인 “센스”를 키우는 것이 “삶 속에 만능키”가 될 것이다.

틀림없이 아내와 나는 요즘 스피드카메라가 부착된 경찰 차량을 자주 보았다.

“요즘 정부에서 돈 걷어 들이려고 난리가 났구먼”

“그렇지, 코비드 때 정부에서 국민들에게 워낙 많은 지원을 해주어서,

빅토리아주 같은 데는 예산이 바닥이라고 뉴스에 나오던데.”

“제한속도랑 신호는 꼭 지켜야겠다.”

이렇게 말했었는데,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는데…

주차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나 보다.

                                                 


287불, 한국돈으로는 거의 25만 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에이! 아까워…

아깝지만 내 잘못!

말해봐야 핑계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지만….

앞으로는 정말로 조심해야겠다.

인생에는 수업료가 이곳저곳에 다 필요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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