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개학 첫날,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먼저 할 것인가?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서 교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런 거창한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사실 등교 개학하는 첫날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먼저 할 것인가가 고민되기 때문입니다.
방송이나 인터넷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글을 좀 쓴 다는 분들은 거의 모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화두로 자신의 주장과 전망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학교 교육의 문제 역시, 대한민국 사람들은 모두 교육전문가라는 말도 있듯이 다양한 진단과 대안 제시가 시선을 끕니다.
피난지의 천막 교실과 코로나19 시대의 온라인 수업
그런데, 단 일주일 만에 온라인 공간에 수업을 열고 '어떻게든' 배움을 이어가고 있는 아이들과 교사의 이야기를 귀 담아 듣는 노력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불안은 과장되어 동정의 대상으로, 교사들의 어려움은 축소되어 평가의 대상으로 역시 온라인에서 너무 쉽게 소비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한창일 때, 포성이 산 넘어 들려오는 천막교실에서 아이들을 모아 수업을 이어갔던 교사의 심정을 헤아려보았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해서 배움을 멈추지 않으면 안 됩니까?"라고 누군가 제게 물어보았다면, 이렇게 대답했을 것 같아요.
"여기 앞에 있는 아이들을 보세요. 아직 살아있잖아요. 앞으로 살아남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배움을 멈출 수 없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배움은 아이들의 권리이고 살아가는 힘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부터 코로나19의 대유행 전인 2019년까지를 어쩌면 역사는 '인류의 마지막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기록할 지 모릅니다. 2020년 이후의 시대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더라도, 우리의 소중한 미래 세대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연대와 공존, 대화와 타협을 통한 민주주의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면 21세기의 세계는 또다시 광기와 전쟁의 시대가 될 수 있습니다.
세상과 자신에 대한 생각 만들기를 통해 배울 권리를 보장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것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도 변함없는 교사의 의무이자 보람일 것입니다. 학교든 교육당국이든 학생들의 입시 일정이나 부정적 수강을 걱정하기 전에, 교사들이 하는 온라인 수업이 실시간이냐 과제 제시형이냐를 따지기 전에, 수업과 학교 생활에서 어떤 배움을 추구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논의하면 좋겠습니다. 등교 개학을 앞두고 교육 시설의 방역도 중요하고 입시와 평가도 급하지만, 학교마다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코로나19 이후의 교육'에 대해서 깊이 있게 토의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소박하게 실천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