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개학 첫날, 아이들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 고3 담임샘의 등교 첫날 계획

by 글쓰는 민수샘

고3 등교일이 결정되었습니다. 5월 13일, 등교 개학 첫날에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먼저 할지 잘 모르겠더군요. 하지만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지는 알 것 같습니다.


바로 '코로나19 이후의 낯선 세계'에서 아이들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도 아이들도, 학부모님도 바이러스 침공 이후의 학교생활이 불안하고 스트레스도 많겠지만, 함께 힘과 지혜를 모으지 않으면 더 힘들고 위험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이 지필고사 며칠 전이다. 수능은 며칠 남았다. 내일 보는 첫 모의고사는 졸지 말고 열심히 풀어야 한다"라는 말은 당연히(?) 안 할 것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더 잘 알고 있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들에게 그런 것들은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세계에서 더 의미 없어져 버렸을 수 있습니다.


제가 아이들이라면 어떤 말을 가장 듣고 싶을까, 하고 상상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 상상을 뛰어넘는 소박한 이벤트를, 등교 첫날만큼은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먼저 다른 담임 선생님들께 조심스럽게 제안해서 '교실맞이'를 하고 싶습니다. 한 시간 정도 먼저 교실에 가서 아이들을 기다렸다가, 한 명씩 들어오는 아이와 주먹악수를 하며 이름을 불러주려고 합니다. 교과서와 3월 학력평가 문제지를 나눠줄 때 얼굴을 본 아이들도 10명쯤 되지만, 아직 실물을 본 아이들이 더 많기 때문에 혹시라도 먼저 이름을 불러주다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생기부의 사진은 고등학교 입학할 때 찍은 거라, 훌쩍 자란 지금의 모습과 많이 다르더군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 이미 2월 말에 출력해놓은 '아이들의 이름이 적힌 색지'를 잘라서 하나씩 교탁 위에 펼쳐 놓고 온 순서대로 자기 이름을 집어서 칠판 오른쪽 게시판에 붙이게 하려고요. 원래는 3월 2일 아침에 알록달록 미리 붙여놓고 아이들을 맞이하려고 했던 건데, 아이들이 직접 붙이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코로나19가 준 교훈대로,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로서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환대하는 담임샘의 마음도 전하고, 칠판에 붙어있는 친구들의 이름을 보며 '우리는 하나'라는 의미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있어요. 온라인 설문지와 SNS 상담을 통해 알게 된 '아이들의 꿈이나 희망 직업'도 색지로 출력해서 칠판 왼쪽에 붙이게 합니다. 그건 제가 가지고 있다가, 한 명씩 손에 들려주려고요. 담임샘은 너의 꿈을 알고 있고 응원하고 싶다, 뭐 이런 메시지입니다. ㅎㅎ


드디어 모든 아이들이 자리에 앉고, 역사적인 첫 조회가 시작되면 아이들의 숨결을 느끼며 이렇게 첫 마디를 던지고 싶습니다. (물론 계속 업그레이드될 수 있습니다. ^^;)


"등교하기까지 고생 많았고, 여러분 모두 보고 싶었어요. 앞으로 어색하고 불편하겠지만, 즐겁게 소통하며 배움을 나누는 진짜 학교생활을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서 교사는 무엇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