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영혼이 위로를 바랄 때, 욕망과 집착으로 괴로울 때, 매너리즘에 빠져 허덕일 때'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20~30대가 아니라 직장을 때려치울 수 없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어 속세를 떠나 "나는 자연인이다" 외칠 수도 없는 처지라 더욱 고민이 큽니다.
학부모아카데미에 강사로 몇 번 초빙한 적이 있는 안광복 선생님의 <철학으로 휴식하라>는 저의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쓰인 책인 것 같아 무척 반가웠습니다. 여러 철학자들의 삶과 명언을 소개하면서 현대인들에게 '용기와 혜안'을 주는 구성과 쉬운 문장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넘쳐나는 자극적인 콘텐츠는 현대인들의 고민을 잠시 잊게 해줄 뿐 자신의 고민을 넓고 깊은 시선을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주지는 않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선인들의 지혜와 이를 음미할 수 있는 고독의 시간입니다.
"주변을 짜증과 분노로 가득 채우고 있으면, 스스로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들어야 할 말을 스스로에게 던질 줄 알아야 한다. 속 좁은 자들은 세상에 분노를 터뜨리는 것으로 자신의 울적함을 표현하곤 한다. 달리 마음을 다스릴 방법을 모르는 탓이다. 하지만 세상은 현자들의 가르침으로 넘쳐난다."
3장까지가 개인적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철학이라면, 4장 '세상과 맞설 용기가 필요할 때'와 5장 '미래를 여는 혜안이 필요할 때'는 세상의 빌런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정신적인 무기로서 철학이라는 힘이 필요함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혐오하지 말고 분노하라, 보고 싶은 것 말고 보아야 할 것을 보라, 융통성 있는 원칙주의가 정답이다' 등등의 소제목만 마음에 담고 있어도,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 있어도 항공모함에 올라타고 있는 든든함이 생길 것 같습니다.
저는 특히 '삶의 의미는 나보다 큰 것에도 온다'라는 부분이 좋았어요.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은 내 삶이 더 큰 의미를 지닌 '큰 스토리'로 이끌기 위해 나타난 것이라는 의연함을 잃지 않고, 내 욕심과 비겁함으로 인해 다른 이들에게 나 자신이 고통을 주는 빌런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아는 겸허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역시 오래 전해지는 말들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 사이에는 온갖 오해와 갈등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상처를 넘어 깊고 도타운 정을 쌓게 만드는 힘은 어디서 올까? ... 내가 겪는 이 모든 고통이 '더 큰 스토리의 일부'라고 믿는 덕분이다. ...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내가 고쳐야 할 점을 잘 찾아낸다. 나 또한 미운 상대를 보면서 내가 저렇게 되면 안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 나는 어떤 가치를 이루기 위해 사람들과 함께 하는가? 이 질문에 답이 분명할수록,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