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수샘의 장이불재 Jan 21. 2024

"나는 이 강의에 유혹당했다"

- 강원도 국어1정 자격연수 출강 후기

  몇 년 전부터 1월 중순이 되면 강릉에 갑니다. 감사하게도 강원도 교육청에서 중등 국어과 1급 정교사 자격연수에 초대해 주셔서, 올해도 잘 다녀왔습니다.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주제로 하는 6시간 연수라 처음에는 부담이 컸지만, 여유 있게 소통할 수 있어서 갈수록 기대하게 됩니다. 올해 만난 선생님들도 매우 생기발랄해서 바라만 보고 있어도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하나도 힘들지 않았답니다.  



  오전에는 수업 목표와 고민 나누기, 교사의 철학과 배움의 관계 만들기, 교육과정 재구성과 수업 디자인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첫 활동으로 구글 이모지 키친을 활용해서 '작년 나의 수업과 올해 내가 바라는 수업'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작년 나의 모습과 새로운 나의 모습을 상징하는 두 개의 이모지를 선택하고 이 둘이 합쳐진 새로운 이모지에 제목을 붙이도록 했습니다. 이것을 동료에게 소개하면서 서로의 수업 목표를 공유하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게 했지요. https://brunch.co.kr/@googeo4s5z/435


  또 자신이 가르친 과목 이름으로 2행시를 지어 발표하면서, 자연스럽게 수업 고민을 듣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 활동은 아이들이 학년 초에 해도 좋다는 팁도 드렸어요. 수업에 거는 기대, 질문, 어려운 점 등을 2행시로 표현한 후 모둠별로 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발표하면, 그것 자체로 경청과 존중이 있는 수업 만들기 위한 관계 맺기 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오후에는 교육과정 재구성 실습을 3시간 동안 했습니다. 오전에 말씀드린 배움의공동체 수업 디자인 원리와 저의 수업 사례를 참고해서 멋진 수업을 창조해 보는 시간입니다. 3~4명 한 모둠을 같은 학년을 가르치는 교사로 가정하고,  '자유시의 이해와 창작'을 주제로 한  4~5차시 수업을 디자인해 봤습니다. '행과 연의 배치가 창의적인 시'를 창작하게 하는 과정이 어려운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웃음꽃을 피우며 함께 수업을 만드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니, 아빠(?) 미소가 절로 나왔어요. 4개 모둠 모두 개성이 있었고, 수업 자료로 선정한 작품들은 저도 활용하고 싶을 만큼 신선하고 매력적이었습니다.






  모둠별 교육과정 재구성 발표와 저의 '자유시 창작' 수업 사례 나눔을 끝으로 연수를 마쳤고, 가장 나이가 어린 선생님 4분에게 개인 저서인 <이번 생은 교사로 행복하게>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강원 국어 교육의 꽃이 되길 바랍니다'와 같은 문구를 적어 드리면서 선생님의 밝은 미래를 응원했지요.


  패들렛에 남긴 연수 소감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교사로 나이들어 가는 소소한 행복을 느꼈습니다. 학교에서도 후배 교사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고, 그들의 수업을 참관하며 배울 점을 찾는다면 선배 교사로 살아가는 일상에 활력을 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2, 30대 후배 교사들의 고민을 듣고 소소한 도움을 준다면 선배 교사의 어깨도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후배 교사의 성장 가능성을 믿게 된다면, 더 너그럽게 더 부드럽게 아이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교실에서 내가 채우지 못한 것을 후배들이 채워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서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내면의 연결을 위한, 마음속 경청 폴더 만들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