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학교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사랑 싸움을 구경한다.
다정하게 머리를 맞대고 있거나
나 잡아 봐라 하고 쫓고 쫓기며 노래를 부르거나
한쪽이 춤을 추면 다른 쪽이 함께 콩콩거린다.
까치, 비둘기, 딱새 무리가 약속이나 한 듯 돌아가며
텅 빈 운동장에서 애정 행각을 벌이는 걸
어디에 신고할 수도 없는 노릇.
전교 1등으로 등교하는 이들이 받는 은밀한 상이라 여기며
새들의 사랑놀이를 구경하다가 보면
인조 잔디 운동장이 촉촉한 초원으로 보인다.
새들도 아는 것이다.
날이 더 밝으면 머리 검은 무리가 뛰어다니고
흰 공이 바람을 가르고 웃음소리가 공기를 흔들면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대낮이나 저녁 무렵 운동장에 사람 하나 없어도
새들이 내려와 앉지 않는 걸 보면
짝꿍과 나란히 바람의 저항을 줄이며 나는 걸 보면
어쩌면 우리보다 '시티 라이프'를 더 즐기며 사는지도 모를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