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하자마자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계기수업 자료를 만들어서 다른 국어샘들에게 공유했다. (아래에 파일도 첨부) 스웨덴 한림원의 공식 발표 화면도 넣었고, 외신에서 전하는 속보도 캡처해서 넣었다.
작가의 대표작 표지도 넣어서, 아이들의 '독서 욕구'를 자극하려고 했다. 오전에 만난 고3 학생들에게도 수시 전형이나 수능이 끝나면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라고 말했다. 나중에 외국인을 만나면 "Do you like BTS?"와 함께 "Do you like novels by Han Kang?" 하고 물어볼 수 있다고 하면서, 한국인의 명예를 위해 몇 권이라도 꼭 읽어보라고 권했다. 작가 'Han Kang'에 대해 잘 모르면서 'Han River'에서 라면 먹은 얘기만 할 수는 없지 않냐는 말도 덧붙였다.
한강 작가가 파고들었던 우리 역사의 아픔에 세계인들이 그렇게 깊이 공감할 줄은 몰랐다. 4.3 민중항쟁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예술 작품을 먼지가 덮인 앨범을 다시 들추는 것으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있는데, 앞으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읽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한국인으로서 위로받고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또 작가의 소설을 모국어인 '한국어'로 읽을 수 있는 것도 행복했다. 100년, 200년 뒤에도 우리 아이들이 그녀의 소설을 읽고 오늘을 기억할 것이라는 생각에 더 행복해졌다.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계기로 문학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본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인류가 잃어버린 섬세한 감각을 다시 깨우는 것, 그런 힘들고 외로운 작업에 청춘을 바친 한강 작가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죄 없는 우리 민족이 학살당하고 살아남은 이들이 영원히 고통받는 이야기를 쓰면서 작가는 거의 매일 울었다고 한다.
더 많은 작가가 세월호 사건과 이태원 참사, 그리고 가난과 억압 때문에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겠다. 노벨 문학상을 받기에 너무 어린(?) 것이 약점이 되었다는 한강 작가의 신작도 기대가 된다. 국어와 문학을 학교에서 가르치며 밥값을 하고 있는 나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 보유국'의 자부심을 가지고 더 열심히 가르치고 싶다. ( 끝으로 뉴스를 보며 내가 한 씨인 것이 부끄러울 때가 많았는데, 덕분에 이것도 치유되었다. 가문의 자랑 한강 누나,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