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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샘의 장이불재 Nov 21. 2024

전봉준 장군의 동상 뒤에서 서울을 본다면?

- 유튜브(팟방) '매불쇼' 한국사 이야기 추천

  2024년 11월 18일, 유튜브 '매불쇼' 역사 코너의 주인공은 전봉준 장군이었다. 자신이 사형당할 것을 알면서도 후대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일본인이 조종하는 재판에 당당하게 참여한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알고 있는 이야기가 이어지자 운전하며 대충 듣다가, 잡고 있던 핸들을 잠깐 놓칠 만큼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역사 작가 박광일 님이 나와서 잔잔하게 설명을 이어갔는데, 끝부분에서 종로에 있는 전봉준 장군의 동상에 대해 의견을 덧붙인 부분이 회초리처럼 따가웠다. 정신이 퍼뜩 들었다. 박광일 님은 2018년에 세워진 장군의 좌상이 왜 여기에 있는지 유래를 밝히면서 이렇게 말했다.


  "보통은 동상을 정면에서 보거든요. 정면에서 보면 그 눈빛이나 이런 것들이 감동이긴 하지만, 사실은 전봉준 장군이 보는 서울을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자신이 목숨을 바쳤던 지금의 대한민국이 전봉준 장군이 볼 때는 어떤 느낌이 들지, 그걸 보신다면 130년 전 역사가 다만 과거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현재에도 재현되고 있다는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문학적 표현이 계속 가슴에 남아서 직접 가보고 싶었지만, 경기도민인지라 네이버 지도로 장군님을 먼저 찾아뵈었다. 거리뷰를 통해  재판을 받으러  때의 그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군님을 만났다. 그리고 동상 뒤쪽으로 화면을 회전시켜서 서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호송줄에 묶여 고문으로 인한 고통을 참으며 바라보았을 1885년 4월, 한양의 거리에서 전봉준 장군은 무엇을 눈에 담았을까?




  그리고 지금 종로 거리에 솟아있는 빌딩들, 오고 가는 자동차, 거리에서 웃으며 지나가는 후손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하실까? 때론 동학군의 진군처럼 도로를 가득 메우고 지나가는 시위대의 함성을 들으며 어떤 상념에 잠기실까?



  앞으로 우리 선조의 동상을 만나면 그 뒤에 서서 그분의 눈으로 앞을 바라보고 싶다. 목숨을 바쳐 물려준 이 땅을 더 망치지 말라는 그 눈빛의 무게를 잠시라도 견디고 싶다.


 -  유튜브(팟방) 매불쇼에서 '부당한 재판에 맞선 전봉준'의 전편을 꼭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https://youtu.be/xAWATlEisp8?si=IeOLOUL3m0OfXH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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