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고향은 인수봉, 백운대가 보이는 수유리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에도 이런 바위산이 있었어. 라고 그때는 나는 고백했지. 인수봉과 백운대라는 두 개의 흰 바위봉우리를 올려다보면서 자랐다고. 지금도 모국을 떠올리면, 인구 천만의 붐비는 도시 대신 그 한 쌍의 얼굴 같은 봉우리들이 생각난다고.
내가 자랐던 수유리 쪽에서 북한산을 올려다보면 왼쪽에 백운대가. 오른쪽에는 인수봉이 있어. 실제로는 백운대가 더 높지만, 인수봉이 조금 앞쪽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높아 보이지. 브루넨의 두 봉우리는 그 위치와 약간의 높이 차이, 흰 바위의 생김새와 숲이 우거진 정도까지 흡사했어. 아무런 마음의 준비 없이 맞닥뜨린 그 친숙한 풍경에 나는 조금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