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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샘의 장이불재 Nov 28. 2024

폭설 쏟아진 용인 학교로 이틀간 출근한 이야기

- 반전 있음. 슬픔 주의...

아래는 어제 아침에 출근해서 인스타와 스레드에 올린 글이다.  (스레드의 주류 문화를 따라 반말로 썼다)


나는 매일 1등 하는 것이 하나 있어. 거의 매일 직장(학교)에서 1등이지. 학생 때도 못 해본 전교 1등, 너무 쉽지. 집에서는 서열 꼴찌인 아빠인데. ㅋㅋ 그리고 가끔은 오늘처럼 운이 좋은 날이 있어. 출근할 땐 눈이 거의 안 왔는데, 차를 마시며 창밖을 보니 눈 폭풍이 몰아치고 있네.

지금 오는 아이들은 힘들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본능적으로 풍경 사진 몇 장을 찍었어. 10년째 근무하는 학교라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때론 눈 오는 아침 풍경도 간직하고 싶네. 모두 오늘 출근하느라 고생 많았고 짜증 나는 길이었겠지만 나를 받아주는 곳이 있어서, 누군가를 걱정할 수 있어서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어. (실시간으로 변하는 운동장 사진 투척해~)




오늘 아침에 다시 올린 글이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인생살이 쉽지 않다.ㅎㅎ


어제 내가 전교 1등으로 출근한 덕에 폭설을 피했다고 자랑했었지. 오늘도 늘 나오는 시간에 출근해서 아슬아슬 눈덩이를 피해 살금살금 운전했다. 학교에 거의 다 와서 문자랑 카톡을 봤는데, 12시까지 등교하라네. ㅜ.ㅜ  기왕 온 거, '교무실에서 우아하게 음악 틀어 놓고 커피 마시며 혼자 놀자'라는 생각에 학교 안에 들어갔는데 차가 눈에 빠져 올라가질 않는 거야. 당황하지 않고~ 눈삽을 가져와서 차 주변의 눈을 치웠어.

그러다 뭔가 쎄한 느낌이 들어 핸드폰을 봤더니, 오늘 휴업이라네. ㅠ.ㅠ 기왕 버린(?) 몸, 내일을 위해 주차장으로 통하는 진입로의 눈을 30분 정도 치웠어. 시작하지 말걸, 허리 아프고 숨차고 땀나고 힘들더라고. 휴~ 집을 나선 지 3시간 만에 아침도 못 먹고 돌아왔어.  손바닥에는 영광의 물집 하나. 물집아, 너만은 촉촉해진 나의 마음을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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