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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뱃속 북레시피 - 『누군가 뱉은』

by 고래뱃속
'꺼져'가 꺼져버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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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이름은 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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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꺼져’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에게서 태어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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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만든 사람은 조금만 기분이 나빠도 ‘꺼져’를 외쳤어.

그 말에 상처 받은 사람들이 훌쩍이는 일이 매일같이 일어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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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받은 사람이 우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무척 괴로운 일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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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슬픔이 ‘꺼져’인 나 때문이라는 사실은 나를 더욱 절망하게 만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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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꿈꾸던 나는,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용기를 품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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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를 내뱉는 사람의 입속으로 뛰어들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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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던져서라도 세상의 불행을 멈추고 싶은 용기 말이야.

‘꺼져’를 내뱉는 사람의 입속으로 들어간 순간,

스르르 녹아내리던 나는 이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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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끝이 아니었어!

‘꺼져’는 꺼졌지만 나는 깃털처럼 가벼운 숨이 되어서

훨훨 하늘을 날 수 있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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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도 부르면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이름이 있으면 좋겠어.

‘괜찮아’, ‘미안해’, ‘사랑해’….

어떤 이름이 좋을까?

나에게 어울리는 이름을 네가 한번 골라 줄래?

그럼 정말 기쁠 것 같아!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상처가 되는 말 바꿔 말하기 레시피


너 바보야? 이것도 몰라?

→ 아, 네가 이걸 몰랐구나.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 이것이 너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


내 말이 맞으니까 말 들어

→ 내 생각은 이런데, 네 의견은 어때?


넌 이것밖에 못 하니?

→ 아~ 이렇게 했구나.


내가 너만 할 땐 안 그랬어.

→ 내가 네 나이 때에 그런 고민을 한 적이 있었어.


네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 일이 잘 안 돼서 속상하겠구나.


조용히 좀 못 해! 입 닥쳐!

→ 잠시만 조용히 있어 줄 수 있겠니?


도대체 뭐가 불만이야.

→ 뭐가 불편한지 말해줄래?


울지 좀 마

→ 네가 슬프구나. 울어도 괜찮아. 내가 안아줄게.


넌 잘 참잖아

→ 괜찮아? 힘들면 말해도 괜찮아.


* 출처 : 세이브더칠드런, <그리다. 100가지 말상처>



글: Editor 그런가





누군가 뱉은|경자 글·그림|2020년 9월 28일|16,000원

우리가 뱉어 내는 수많은 말은 어떤 색을 가질까?
검댕이 ‘꺼져’가 우리에게 전해 주는 이야기
나쁜 말을 들으면 우리는 상처를 받아 가슴속에 응어리가 생기곤 한다. 작가는 우리가 생각 없이 뱉은 나쁜 말들이 자신이 모르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고 얘기한다. 반면 설레는 말, 기분 좋은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낀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풍선처럼 좋은 말은 우리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작가는 보이지 않는 말의 모습을 형상화해 우리 주변이 어떤 말들로 채워져 있을지 상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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