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집에서 아주 멀리 떠나왔어요.
인사도, 이유도 없이.
홀로 걸어요.
나무가 자라나요.
꽃도 계속 피어나요.
반짝이던 해가 저물어 가면
이름 모를 새의 속삭임이 들려오고.
그러자
모든 게 괜찮아져요.
그리고
당신에게로 돌아가요.
그렇게
집으로 가서
당신과 허기를 달래고
이제 충분해요.
돌아와 주어 고마워요.
글: Editor 영
가족이란 무엇일까?
더없이 솔직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들의 '가족' 이야기
일요일 아침, 온 가족이 커다란 다툼이나 갈등이 있을 일이 없어 보이는데도, 밥도 먹지 않고 하나둘 토라지더니 모두 집 밖으로 나가 버린다. 토라진 가족들은 집을 나와 뿔뿔이 흩어져 자신만의 일상을 보낼 각자의 공간으로 떠난다.
아빠는 정원으로, 엄마는 공원으로, 형은 호숫가로…… 하루 종일 그렇게 토라져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아침, 점심이 지나 하늘이 노을빛으로 변해 가자, 자신들의 생각으로 가득 채운 각자의 공간에서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던 가족들이 슬슬 일어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걷기 시작한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모두 집으로 향하는 가족들, 그들의 토라진 마음이 풀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