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밤』 X 천 개의 밤을 읽는 레시피
밤
네가 모르는 일들이 벌어지는 장소
하나의 밤
사슴이 늑대에게 쫓기고
그 모습을 우연히 본 너는 간단하게 생각하지
"어서 도망쳐!"
만일 마음속 그 외침이 정말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그건,
최고의 선일까?
또 다른 밤,
늑대는 사슴을 쫓고
사슴은 엄마 품으로 돌아가
쫓던 이만 빈손으로 돌아간 자리,
그곳엔 그를 기다리던
굶주린 아내와 배 속의 아기
우리가 쉽게 바라는 것,
우리가 쉽게 믿는 것들은
최고의 선일까?
두 눈으로 보고 있어도
두 눈으로 보는 게 전부가 아니고
두 눈으로 보고
간단하게 믿어 버리는 '드러난 현실'은
사실, 진실의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고
네가 모르는 일들이 일어나는 장소,
밤의 얼굴은
한 발짝 더 들여다볼 수만 있다면,
두 발짝 더 들여다보기만 한다면
어제는 모르고 지나갔던 것들을
오늘은 지나쳐 버릴 수 없도록
제 속을 꺼내어 펼쳐 낼지도 몰라
수천, 수만의 그 얼굴들을
한 개의 밤에서
천 개의 밤을 읽는 눈을 기르는 레시피
1. 내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가치관이 있다면 적어 보고, 그 가치관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지 뿌리를 찾아보는 놀이를 해요. 부모님 혹은 친구들과 함께해도 좋고, 나 혼자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 봐도 좋아요.
2. 내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믿음이 있다면 적어 보고, 이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져요.
3. 다른 사람과 서로 다른 의견으로 부딪힐 때, '무조건 내가 맞다'라고 생각하거나 말하기 전에 먼저 그 사람의 말도 있는 그대로 듣고 귀 기울이는 연습을 해요.
글: Editor LP
모두에게는 모두의 밤이 있다
저마다의 생을 향해 달려가는 무수한 밤들에 대하여
이야기의 '이면'을 바라보고 숙고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그림책. 하나의 잣대로 내리치면 세상은 쉽게 선악으로 쪼개집니다. 이분법으로 잘라 나누면 잠시 명쾌해 보일 수는 있겠으나 그것은 실제 우리의 삶이 아닙니다. 간단히 정리될 수 없는 수많은 것들이 교차하고, 생명과 죽음이 끝없이 이어지는 세상에서 절대적인 것이란 없습니다. 퍼트리샤 토마는 사슴과 늑대를 나란한 시선으로 바라보듯 자연의 생명들에게도 같은 눈길을 줍니다. 자신만의 어둠을 뚫고 새벽을 향해 내달리는 수많은 우리들이 모두 자기 생의 주인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