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X 트레킹
일상이 무감할 때,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밀려올 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뒤죽박죽 혼란스러워질 때
우리는 길을 찾기 위해 애를 씁니다.
이런 순간에 실제로 길 위에 서 보는 것은 어떨까요?
흔히 인생을 길에 비유하듯
길은 인생과 참 많이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 정도 시간을 비워 근처의 트레킹 코스를 선택하세요.
걷기 코스도 좋습니다.
배낭을 챙기면서 내게 꼭 필요한 것과 덜 필요한 것을 골라냅니다.
그리고 가볍게 걷기를 시작해 봅니다.
쓰지 않던 근육을 쓰고 낯선 호흡을 뱉으며
경직된 몸이 서서히 풀립니다.
처음에는 고민과 상념에 휩싸여 발끝만 보고 걸을 수도 있어요.
상관없습니다.
걷다 보면 저절로 발길을 살피고 주변을 보게 될 거예요.
그러다 보면 점점 길 위의 풍경도 눈에 들어오죠.
물론 걷는 일이 그리 낭만적이지만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길 위에서는 늘 변수들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길을 잃을 수도 있고 비가 쏟아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길의 일부입니다.
예상치 못한 문제들을 받아들이고 해결하며 걸음도 길도 깊어집니다.
걷는 동안 우리는 알게 됩니다.
다음 걸음이 이번 걸음을 앞지를 수 없다는 것을요.
걸음을 멈추지 않는 한
길 끝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지나간 길에서 놓친 것들은
다시 얻을 순간이 없다는 것도요.
마치 우리를 통과하고 있는 오늘과
우리가 다다를 내일처럼 말입니다.
글: Editor P
내일을 따라가는 삶에서
내일이 따라오는 삶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그림 속의 길을 따라가며 내 삶의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을 멈출 수는 없지만 나의 시선을 어디에 둘지는 선택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내일에만 초점을 맞췄을 때 흐릿했던 여러 풍경이 먼지를 털어 내듯 제 색깔을 찾아갑니다. 그중에 눈길이 오래 머무르는 곳이 있는지, 마음을 잡아끄는 것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내일에게 붙들려 있던 마음을 그곳에 돌리면 내 시간의 방향, 내 길의 방향이 새롭게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새 내일이 오히려 오늘을 향해 달려와 함께 선명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