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네가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분명한 이유가 없어도 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어도 돼.
예쁘고 사랑스러운 순간보다
부서지고 어그러지고
할퀴고 상처 입히는 날들이 많다고 해도
작고 작은 네가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커다란 이 빈 공간이 모두 채워지는 마법.
온기, 서로가 존재 자체로 선물이 되는 이 계절.
글: Editor P
아름다운 공존을 위한 첫걸음
우연히 ‘나’의 공간에 불쑥 들어온 길고양이는 오로지 ‘나’의 공간이었던 나의 부엌, 나의 침실 등 집안 곳곳을 오가며 ‘나’와 함께 살아간다. 우리가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건 ‘나’의 공간이 ‘나와 누군가’의 공간으로 바뀐다는 걸 의미한다고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얘기한다. 자신보다 아주 작은 존재처럼 보이는 고양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걸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각자 다른 우리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삶의 공간과 습관을 바꾸고, 함께 살기 위해 받아주고 기다릴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러한 ‘사랑’의 모습은 동등한 크기의 모습으로 서로를 균형 있게 마주하는 ‘미미와 나’와 같은 형태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