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코메다 커피, 일상으로의 초대

사진 한 장 짜리 일본 여행 04

by 글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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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는 일본의 대전이라는 농담이 있다. 재미없는 도시라는 뜻이다. 내가 나고야에 대해서 아는 건 딱 거기까지였다. 굳이 하나를 더 찾자면 과거 선동렬이 뛰었던 주니치 드래곤즈의 연고지라는 정도일까. 그래서 아내가 나고야에 가자고 했을 때 나는 영 마땅찮았다. 볼 것 없는 곳에 가서 뭘 보겠다는 걸까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고야 여행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볼 것이 없다는 건 이른바 관광지가 적다는 뜻이다. 그 덕택에 나고야 여행은 일상으로 채워졌다. 길거리를 따라 걷고, 공원을 산책하고, 별다른 목적 없이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나른하게 카페오레를 마시는 그 시간들이 매우 좋았다.


물론 관광지가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나고야 성은 충분히 둘러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차를 타고 한참이나 가야 했지만 눈 덮인 시라카와고에 방문한 것도 무척이나 좋은 추억이었다. 하지만 나고야의 진짜 매력은 그런 관광명소나 명승지가 아니라, 그 도시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였다.


예컨대 내게 가장 흡족했던 건 코메다 커피라는 체인점의 존재였다. 코메다 커피는 카페라기보다는 옛날식 ‘커피숍’에 가까운 느낌의 공간이다. 1968년에 창업했다니 그럴 만도 하다. 다른 지역에도 지점이 있지만 사업을 시작한 곳이 다름 아닌 나고야이고, 나고야의 식문화를 반영하여 아침에 커피를 주문하면 토스트와 삶은 계란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나는 원래 아침을 먹지 않지만 코메다 커피만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그러니 코메다 커피의 발상지인 나고야에서 아침마다 커피와 토스트를 먹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아침나절 코메다 커피의 촌스러운 붉은색 의자에 앉아 나른하게 주위를 둘러보고 있노라면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출근길에 들른 게 분명해 보이는 정장 입은 중년 남자는 토스트를 두 입 만에 해치운 후 급히 일어나고, 마주 보고 앉은 할머니 둘은 오래도록 시간을 들여 천천히 커피를 마신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젊은 커플은 뭔가 푸짐하게 곁들인 접시에다 카메라를 대고 연신 찍어댄다. 그러다 사람들이 일어나면 또다른 사람들이 와서 그 자리를 채운다.


그런 일상의 모습들을 보고 있는 것 자체가 즐겁다. 그건 아마도 내가 이방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스팅이 뉴욕의 영국인이었던 것처럼, 나는 나고야의 한국인이다. 그러고 보니 스팅은 이렇게 노래했다. I don't drink coffee, I take tea, my dear. I like my toast done on one side. 나라면 정반대로 말해야 하지 않을까. 차는 내키지 않아. 나는 커피를 마시지. 토스트는 뒤집어 가며 바싹 구운 걸 좋아하고.


그래서 나는 코메다 커피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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