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짜리 튀르키예 여행 (여백12)
튀르키예를 여행하는 7박 9일 동안, 단 한 번도 한식을 그리워한 적이 없었다. 그 정도로 튀르키예 음식이 입에 잘 맞았다. 각양각색의 케밥들이야 구운 고기이니만큼 당연히 맛있었고, 고등어 케밥도 두 번이나 사 먹을 정도였다. 구운 큼지막한 감자에 갖가지 토핑과 소스를 올린 관광지식 쿰피르는 인상적이었다. 고기 경단 같은 쾨프테와 시큼한 레몬즙을 넣으면 더욱 맛있는 베이란도 목구멍을 술술 넘어갔다.
디저트로 유명한 튀르키예니만큼 달콤한 것들도 많았다. 꿀을 곁들인 카이막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맛있었고, 이가 썩어버릴 것 같은 바클라바와 로쿰도 차와 커피에 곁들이기 딱이었다. 호텔에서는 아침 조식마다 커피 두 잔과 멜론 스무 조각을 먹어치웠고 길거리에서 사먹은 수박 또한 씨가 좀 많았지만 맛은 좋았다.
그래서 그중 뭐가 가장 맛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야 소피아 앞 노점에서 사먹은 옥수수 구이를 꼽고 싶다. 숯불에 슬쩍 구운 후 소금을 뿌려서 내놓는 이 옥수수는 그 크기와(크다!), 맛과(짜고 달고 고소하다!), 결정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어우러져(천육백원!) 굶주리고 지친 여행자의 몸과 마음을 달래준다. 이스탄불에 가면 꼭 한번들 드셔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