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쭘립쑤어!’(안녕하세요!) 캄보디아 처음 와서 들은 말이다. 이제 ‘쭘립리어!‘를 말해야 할 때다 안녕히 계세요! 나는 외교부 산하기관인 국제협력단 해외봉사단원으로 2년의 임기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 수도 프놈펜에서 두 달, 지금은 앙코르 제국의 도시 씨엠립과 가까운 시소폰에서 살고 있다.
앙코르왓과 킬링필드. 캄보디아를 말할 때 우리가 가장 많이 듣는 단어다. 두 단어는 오랜 세월의 간극을 갖고 있지만 캄보디아의 슬픈 역사를 말하는 같은 단어다. 한때 동남아시아에 대제국을 건설했던 앙코르 제국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앙코르 유적만이 그때의 영화를 말하고 있다. 킬링필드에는 강대국 사이에서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된 수많은 영혼들이 아직도 구천을 떠돌고 있다.
앙코르 유적은 신이 만들었다. 그 시대에 이런 건축물을 만들었다는 것이 불가사의하다.처음앙코르왓이나 앙코르톰을 보면 그저 신기할 뿐이다. 앙코르 유적은 워낙 방대하게 퍼져있어 며칠로는 다 볼 수도 없다. 앙코르 유적을 처음 본 순간 대제국이 어떻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지 강한 의문이 들었다. 앙코르 유적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뭔가를 말하는 듯한데 나는 도저히 그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앙코르 제국에 대한 나의 관심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앙코르 제국의 역사를 알게 되면서 나는 앙코르 제국에 깊숙이 빠져들었다. 앙코르 제국(Kingdom of Angkor)이 지금의 캄보디아 왕국(Kingdomof Cambodia)이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앙코르 제국 멸망 후 고난의 역사를 살아왔지만 앙코르 제국의 후손으로서 자부심이 강하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도래할 위대한 그날을 꿈꾸고 있다. 앙코르왓 사원이나 앙코르톰, 반띠츠마 사원의 부조에는 용맹스러운 그들의 조상이 어떻게 대제국을 만들었는지생생히 그려져 있다. 나는 앙코르 제국의 후손들을 만나서 묻고 싶었다. 그래서 캄보디아의 구석구석을 찾아갔다.
방대하게 흩어져있는 앙코르 유적지를 수차례 방문했던 나는 13개 주의 도시를 다니며 앙코르 제국의 후손들을 만났다. 돈레삽에서 오랜 세월 끈질긴 삶을 이어가는 물 위의 삶도 만났다. 태국 국경에서 프놈펜까지 420km를 걸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느린 기차를 타고 가며 창밖으로 보통 사람들의 삶을 엿보기도 했다. 앙코르 제국의 역사와 때 묻지 않은 풋풋한 삶 그리고 열대의 자연이 살아 있는 곳,캄보디아에서는시간이 느리게 간다.
이 글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캄보디아에 대한 많은이야기다. 이 글을 통해 캄보디아가 독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