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이유는 특별한게 아니었다. 소설과 시나리오를 쓰다보면 답답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아, 이런 것 까지 설명해줘야 하나?"라는 생각이다.
한문엔 주역을 달고, 영어엔 부연설명을 더한다. 잘 닦여진 고속도로처럼 문장을 다듬어놓지 않으면 독자를 놓치기 쉬워서다.
시는 다르다. 시는 '나쁜놈'일거다. 아주 자유롭고 무식하다. 상대방을 기다리는 것은 사치다. 문맥의 흐름은 독자의 눈동자를 빨아먹을 정도로 강렬해야 하며, 어떤 장르보다 간결해야 한다. 요즘 내가 여기에 빠져 있는 이유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