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뼈해장국

“갱호야. 사랑한데이~”

by 고로케

비가 오고 꾸릿한 날은 국물 음식이 먹고 싶다. 뭔가 짜고 맵고 그런 거 말이다. 생각에 그치지 않고 뼈해장국집으로 향했다.


예상과 달리 사람이 별로 없다. 미리 자리 잡으려고 헐레벌떡 왔는데 아쉬움이 크다. 뭔가 바글바글한 식당에 자리를 잡아 음식을 맛있게 먹는 우쭐한 내가 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짜도 너무 짜다.

생각보다 짜다. 그리고 엄청나게 뜨겁다. 바로 물을 붓는다. 종이컵 기준 물을 한 컵 반을 넣어야 짜지 않다. 국물로 위안을, 고기로 포만감을 얻는다.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피아노’ 드라마를 다시 보고 있다. 추억을 공유하는데, 사람들이 기억하는 포인트가 다 같다. 일단 OST. 아무도 제목을 모른다. 노래만 안다. “비겁하다~ 욕하지 마~ 더러운 뒷골목을 헤매고 다녀도~” 갑자기 떼창으로 추억소환.


두 번째 포인트는 극 중 조재현의 대사, “갱호야. 사랑한데이~” 상황을 아는 사람은 저게 무척 슬픈 대사임을 깨닫고 ’크!‘ 추임새를 내뱉는다. (펀치에 이어 내가 선택하는 콘텐츠마다 조재현이 나오는데, 아마 이게 마지막일 듯하다.)


순간, 어떤 콘텐츠 간에 킬링 포인트가 꼭 있어야 하는구나, 그래야 대중의 기억 속에 오래오래 꼭꼭 씹은 밥처럼 머무는구나, 깨달음이 지나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불고기 비빔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