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회사 동료 아버님의 장례식 장에 다녀왔다. 회사 동료는 나보다 10살이 더 많은 사람이었고, 그렇게 친밀한 사이는 아니었으나, 슬픔은 반드시 나눠야 한다는 이전 선임(이자 팀장)의 말은 내 안에 어떤 신념으로 남아 있었기에 조문을 다녀왔다.
장례식장은 조용했다. 이른 아침에 방문해서 그럴 것이다. 늘 느끼는 거지만 '조문'이라는 건 매우 어렵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떤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조용히 기도를 하고 나와 같이 간 사람들과 자리를 잡고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상주인 동료와 이런저런 대화를 했다. 어머님은 이전에 돌아가셨고, 오랜 투병 끝에 아버님마저 돌아가시니 마음이 공허하다 했다. 슬픔이 눈앞을 가리는 그런 감정보다,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하고, 함께 살았으며, 키워주신 부모님이 이제 세상에 없다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공허하다 했다. 그 부재(不在)라는 감각이 갑자기 내 마음속에 깊이 들어와 여기저기를 찔렀다. 눈물이 후룩 차올라, 괜히 전등을 보며 울지 않으려 애썼다.
요 며칠 동안 저 말이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 부재라는 거, 그러니까 없다는 거 말이다. 그건 공허한 마음보다 더 큰 슬픔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저 말을 듣는 순간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적어도 그랬다. 그러면서 나는 나만의 텃밭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다짐이었다. 나도 이제 가정을 꾸려야, 내 전부인 부모님이 부재인 상황에서 매일같이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뭐가 됐든 내 밭을 가꿔야 하니 어쨌든 살아갈 힘을 얻지 않겠냐며. 그렇게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