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좋아하는 영화 노팅힐에 나오는 대사가 있다. "You like Chagall?" 이 대사는, 서점 직원인 휴 그랜트가 톱스타 줄리아 로버츠와 마주 보며 식사를 하다 나온 대사다. 휴 그랜트 집에 걸려있는 샤갈의 《결혼》이라는 작품을 보며 (짝퉁이다.) 어색하니까 나눈 대화인데, 이 그림은 훗날 전체 영화의 복선이 된다. (그리고 놀랍게도 줄리아 로버츠는 자기 뉴욕 집에 샤갈의 《결혼》 진짜 그림이 있다며 휴 그랜트에게 선물로 줌. 저게 얼마야...)
나는 샤갈이 좋다. 세계 1, 2차 대전을 겪으며 모국인 러시아를 떠나 프랑스부터 미국까지 전 세계를 떠돌았고, 유대인으로 박해도 받았지만, 그의 그림은 묘하게 슬프면서도 사랑스럽다. 푸른 색상이 지배적이지만, 차갑지 않다. 사랑이, 따뜻함이,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하는 샤갈展을 다녀왔다. 6월 말에 다녀왔으나, 이 책을 읽고 후기를 쓰고 싶어 미루고 미뤘다. 어떻게 보면 미술작품을 보기 전/후로 작가의 삶에 대한 책을 읽는 게 '체험형 독서'와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다.
그의 전기를 알고 싶었으나, 마땅한 책이 없었다. 열심히 찾다 보니 마로니에북스의 『마르크 샤갈』이라는 책을 찾게 됐다. 글과 그림이 약간 뒤죽박죽이라는 느낌이 있었고, 샤갈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기보다는 빠르게 한번 쓱 훑고 가는 느낌이 강했지만, 그래도 샤갈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참고: 이전에 어린이 도서로 나온 길벗어린이 출판사의 『샤갈』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마로니에북스보다 더 샤갈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간단하게 쓰였으니 한 번쯤 같이 읽어보길 추천한다. (참고로 유아용 도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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