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한주가 흘러 다시 보니
오늘 문어를 사러 가는 길, 30-40분 거리를 걸으면서 가을가을한 기분을 만끽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버스를 타고 다녔던 그 길을, 이제는 운동도 할 겸 걸어서 간다. 벌써 네 번째다.
지난주 이 길을 걸을 때 봤던 들꽃이 생각났다. 너무 노랗고, 붉어서 감동했었다. 한참을 서서 사진을 찍었고, 그 아름다움 앞에서 여러 생각에 잠겼었다.
그런데 오늘 그 자리를 지나는데, 만발했던 꽃들이 말라버렸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것도 있고, 어떤 꽃은 비틀어진 꽃잎이 달랑달랑 떨어질 듯 말 듯 가련하게 붙어있었다. 시간 앞에서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어쩌지 못하는구나.
그 순간, 걸으며 듣던 영상이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 일본 최고의 갑부이자 가장 많은 세금을 낸 기업가인 사이토 히토리의 이야기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 흐를 때마다 '나는 운이 좋구나'라고 말하라."
이유는 간단했다. 1년 전에 겪었던 고민과 걱정, 지금은 그 똑같은 고민에서 벗어나 있지 않은가. 그러니 시간이 당신에게 운을 가져다주는 것 아닌가.
시간이 흐르는 것을 한탄하던 나의 시각이, 그 한마디로 온전히 뒤집혔다.
사이토 히토리는 자신은 지금까지 곤란한 삶을 살아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고 했다. 처음엔 의아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해가 됐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보통 상황을 탓하거나 문제에 골머리를 썩는다. 하지만 그 순간을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면, 문제 자체가 곤란한 상황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초긍정'이 아닐까. 왜 그가 최고의 갑부가 되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날 이후 걷는 내내 이 말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나는 운이 참 좋은 사람이야. 참 감사해."
요즘 읽고 있는 '생각의 연금술'도 같은 맥락이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따라 내 현실이 결정된다는 것. 조금씩 알아가고 있던 중이었는데, 사이토 히토리의 말을 듣고 나니 그 말이 정말 맞는구나 싶었다.
우리는 종종 큰 감사거리를 찾으려 한다. 그리고 남과 비교하며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내가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하며 오늘을 축복이자 낙원으로 만드는 사람이 아닐까.
지금 내가 건강하게 이 가을길을 걷고 있다는 것.
이 풍요로운 가을을 느끼며 생각지 못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
나와 사랑하는 가족 모두가 건강하게 오늘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
거창한 감사함보다, 요즘은 소소한 감사함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것에 더 감사한 마음이 든다.
시간은 흐른다. 만발했던 꽃도 시든다. 하지만 그 시간이 우리에게 운을 가져다준다면, 오늘도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