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쬐는 태양

by 고순

매섭게 노려보는 태양이 무서워

나무 그늘 속으로 숨는다


나뭇가지, 잎 사이로 쏟아지는 빛이

따가워 몸을 더 웅크린다


안개가 자욱하고 비가 내리는 밤,

검은 대지에 숨어 달에게 빌어본다


나무뿌리가 되어 땅속에 살고 싶다고

빗물이 되어 땅속에 스며들고 싶다고


내 바람은 냉정한 바람(孛纜)에 휩쓸려 사라진다


하늘 위로 해가 떠오른다

다시금 나무 그늘 속으로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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