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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을 키워라

달려라 달려

by 개코

부부 동반 휴직 첫날이 밝았다.


난임 생활이 지속되다 보면 주위에서 훈수를 많이 둔다.

“한의원 가서 체질부터 바꿔봐.”
“하체 운동을 많이 해야 돼!”
“술 왕창 마시고 숙제를 하라니까!”

각자의 경험담이 담긴 조언은 감사하지만, 이쯤 되니 머리가 복잡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운동을 하는 부부들이 임신을 상대적으로 쉽게 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운동을 통해 몸에 열이 올라 따뜻해서 그렇지 않을까 싶긴 하다.


결국 우리는 조금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체력부터 키우자!”


체력을 키우는 데 요즘 대세는 달리기이다.

러닝을 위해 뉴발란스 1080 러닝화를 장만하였다.

일단 장비빨이다.

푹신하니 42.195 킬로미터도 뛸꺼같은 기분이었다.


이왕 뛰는 것 재미있게 부산 곳곳에서 달려 보기로 하였다.


첫날 : 해운대 해변

러닝 첫날, 해운대 해변으로 나갔다.

연초라 을사년의 푸른 뱀이 우리를 반겼다.

지금 아이가 생기면 뱀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달리기 시작한 지 1km를 넘기자마자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결국 걸었다.

그렇게 5킬로를 채우고 미포에 있는 전복죽 가게로 향했다.


둘째 날: 광안리 해변

둘째 날은 광안리이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달리기 시작하였다.

어제 하루 뛰었다고 조금 는 거 같긴 한데 그래도 아직은 저질 체력이다.

어떻게든 5킬로를 달성한 후 우리는 근처 미슐랭맛집이라는 돼지국밥집으로 향했다.

뭔가 달리기보다 먹는데 진심이 된 듯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니 잘 먹어야 된다.


셋째 날: 북항 친수공원

셋째 날은 최근에 새로 생긴 부산역 부근의 북항 친수공원에서 달렸다.

아침부터 크루즈도 들어와 있고 이국적인 풍경 좋긴 하다.

3일 연속으로 뛰어서 그런지 다리가 무거웠다.

이날도 걷고 달리기를 반복하며 5킬로를 무사히 채웠다.

그리고 요즘 핫하다는 부산역 앞의 피자집으로 향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맛집 가는 것이 참 좋긴 하다..


작심삼일의 마음으로

달리기를 안 하던 사람들이 처음 시작하다 보니 매일 달리는 것은 무리인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작심삼일의 마음으로 3일 운동 후 하루 휴식 그리고 3일 운동 휴식 하는

패턴으로 작심삼일 전법으로 쓰기로 하였다.

“작심삼일이라도 반복하면 된다. 3일을 10번 반복하면 한 달이다.”

작은 성공이 반복되다 보면은 성취감이 쌓이고 변화가 생긴다고 한다.

자기 계발 유튜버의 작심삼일이라도 하라라는 내용을 믿어 보기로 했다.


체력이 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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