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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를 합시다

by 개코

휴직 이후 오랜만에 난임병원을 방문하였다.


새해 결심처럼 다시 시작해 보자는 마음으로 우리는 3개월 동안 몸을 만들고,

이후에 시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 3개월 동안 자연임신도 시도해 보자는 계획이었다.

지인들 경우 대부분 시험관은 쉬는 동안 갑자기 찾아온 경우가 많아 은근한 기대도 있었다.


초음파를 보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아내의 배란일이 가까워 온다고 하셨다.


오랜만에 숙제시간이 돌아온 것이다.

이 숙제는 남편들에겐 심리적으로 무한한 압박을 준다.

뭔가 해야 된다는 정신적인 압박감은 신체적으로 영향을 준다.

흔히들 말하는 '꼬무룩(?)'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결혼 전에는 어떻게든 해볼라꼬(?) 그리도 노력했겠만,

숙제시간이 오면 내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이다.


초음파 이후 의사 선생님과 이것에 관해 상담을 했다.

"선생님~ 잘 아시겠지만, 심리적 압박 때문에 신체적으로 반응이 잘 오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비아그라 같은 거 먹어도 될까요?"

"네~ 드셔도 됩니다~"

"그럼 처방 좀.."

"난임병원에선 그러한 처방은 안되고, 비뇨기과 가시면 됩니다~"

"아~ 네.."

뭔가 부끄러웠다.


네이버 지도를 열어 비뇨기과를 검색하였다.

그러나 남자가 가오가 있지,

아내도 약의 힘은 싫은 눈치라 나의 소중이를 믿어 보기로 하였다.


병원을 나와 마트를 들렸다.

소중이에 좋다는 부추와 마늘, 토마토를 구매하였다.

부추는 혈액 공급을 왕성하게 하고,

마늘의 알리신 성분은 부교감 신경을 자극하여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고 한다.

토마토는 리코펜 성분이 풍부하여 활동력이 왕성한

정자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소고기와 함께 위의 재료들을 볶아서 먹었다.

그리고 찬물 샤워를 진행하였다.


마치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공부 전에 사인펜도 색깔별로 사고 노트도 왕창 사는 것처럼


여러 준비를 마친 채 숙제 준비를 끝내었다.


이제 숙제 시간이 다가온다..


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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