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할까?
월요일 아침, 나는 결심했다. 카페인을 끊기로.
정확히 말하자면 커피를 끊기로 했다. 하루에 세 잔씩 마시던 커피를. 아침에 한 잔, 출근해서 한 잔, 점심 후에 한 잔. 그것이 나의 하루였고, 나의 리듬이었고, 어쩌면 나의 정체성이었다.
첫날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침에 물을 마셨다. 투명하고 맛없는 물. 커피가 없어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출근길 지하철에서도 별문제가 없었다. 회사에 도착해서도 괜찮았다. 적어도 오전 열한 시까지는.
열한 시가 되자 두통이 시작됐다.
머리 뒤쪽에서 누군가 작은 망치로 두드리는 것 같았다. 똑똑똑. 규칙적이고 집요하게. 나는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봤지만, 글자들이 제대로 읽히지 않았다. A라는 글자가 B로 보이고, 1이라는 숫자가 7로 보였다.
동료가 커피를 타러 간다고 했다. 같이 가실래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보다가 혼자 갔다.
십 분 후 돌아온 그의 손에는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들려 있었다.
커피 향이 사무실에 퍼졌다.
그것은 단순한 향이 아니었다. 그것은 위로였고, 추억이었고, 가능성이었다. 나는 숨을 참았다. 하지만 향은 공기를 타고 내 코로, 내 폐로, 내 온몸으로 스며들었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식당에 가는 대신 나는 공원 벤치에 앉았다. 두통은 더 심해졌다. 이제는 망치가 아니라 누군가 내 머리를 조이는 것 같았다. 천천히, 꾸준하게.
이상한 일이었다. 커피 없이도 삼십 년을 살았다. 초등학생 때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고, 중학생 때도 마시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처음 마셨던 믹스커피의 달콤함이 기억났다. 그때는 이것이 중독이 될 줄 몰랐다.
오후 세 시, 나는 항복하고 싶었다.
카페 앞을 지나갈 때마다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사람들. 그들은 모두 행복해 보였다. 커피 잔을 들고,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노트북을 두드리고. 나만 그 세계에서 추방당한 것 같았다.
저녁이 되었다. 두통은 여전했지만, 조금 익숙해진 것 같기도 했다. 고통에도 익숙해질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니까.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카페인을 끊는다고 내 삶이 나아질까. 더 건강해질까. 더 행복해질까.
답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내일 아침, 나는 또 결심할 것이다. 카페인을 끊기로. 그리고 열한 시쯤 두통이 시작되면, 나는 또 고민할 것이다. 이대로 버틸까, 아니면 항복할까.
가능할까? 나 같은 커피쟁이가?
솔직히 모르겠다.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을 시도하는 것, 그 자체에 의미가 있는 건 아닐까. 마치 시지프스의 바위처럼. 정상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밀어 올리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것처럼.
나는 눈을 감았다.
내일 아침에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다. 물을 마실지, 커피를 마실지. 하지만 그건 내일의 나에게 맡기기로 했다. 오늘의 나는 충분히 싸웠으니까.
적어도 오늘만큼은.
그리고 어쩌면, 내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