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밥먹는다는 것

by 생각의정원


저녁 여섯시 반. 우리 집 식탁에는 세 개의 의자가 있다. 하나는 내 것, 하나는 아내의 것, 그리고 작은 하나는 아이의 것. 아이는 이제 두 살이다. 숟가락질이 서툴러서 밥알을 자주 흘리지만, 그래도 혼자 먹으려고 애쓴다.


결혼하기 전에는 혼자 밥을 먹는 일이 많았다. 편의점 도시락을 사서 사무실에서 먹거나, 퇴근길에 혼밥집에 들르거나. 밥은 그저 배를 채우는 행위였다. 빨리 먹고 다른 일을 하면 되었다.


아내를 만나고 처음 함께 밥을 먹었을 때가 기억난다. 우리는 모듬초밥을 시켰다. 아내는 몇 점 먹지 않았다. 나는 천천히 먹었다. 그녀의 속도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날 저녁 식사는 두 시간이나 걸렸다. 이상하게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아이가 태어나고 처음 며칠은 혼란스러웠다. 밥을 먹을 시간이 없었다. 아내도 나도 식탁에 제대로 앉지 못했다. 서서 먹거나, 돌아가면서 먹었다. 밥은 다시 빨리 해치워야 하는 것이 되었다.


그러다 아이가 돌이 지나고, 조금씩 변했다. 아이용 의자를 장만했다. 세 명이 함께 앉을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이가 먹는 것보다 쏟는 게 많았다. 바닥에는 밥알과 반찬이 떨어졌다. 나는 자주 한숨을 쉬었다.


어느 날 아내가 말했다. "조금 천천히 먹는 게 어때?" 나는 시계를 봤다. "일곱시까지 설거지 끝내고 아이 씻겨야 해." 아내는 고개를 저었다. "그냥... 같이 있는 게 중요한 거 아닐까."


그날 밤 나는 오랫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같이 있는 것. 그 말이 계속 맴돌았다.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자주 하시던 말씀이 있다. "밥은 혼자 먹는 게 아니야. 함께 먹어야 밥맛이 나는 거지." 어렸을 때는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밥은 밥이고, 혼자 먹든 같이 먹든 맛은 같은 거 아닌가.


하지만 지금은 안다.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건 서로의 하루를 나누는 시간이다. 말없이도 서로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아이는 밥을 먹으면서 음악을 따라 부르거나, 동물 흉내를 냈다. 또 "빠빠" "맘마" 같은 단어들 사이사이에 옹알이가 섞인다. 무슨 말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다. 아내는 가끔 거들어준다. 우리는 웃는다.


요즘은 퇴근 시간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늦어도 여섯시 반에는 집에 도착하려고. 완벽하지는 않다. 차가 막히고, 지하철의 배차가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나머지 날들만큼은 식탁에 앉으려고 애쓴다.


가끔 아이가 밥을 먹다가 갑자기 춤을 춘다. 기분이 좋을 때 하는 행동이다. 의자에 앉은 채로 몸을 흔들고 팔을 흔든다. 나는 따라서 어깨를 들썩인다. 아이는 깔깔 웃는다. 아내도 웃는다. 우리는 한동안 그렇게 춤을 추며 웃는다. 말이 없어도 괜찮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대화가 된다.


저녁 식사 시간은 대략 삼십 분에서 사십 분 정도 걸린다. 예전의 나라면 긴 시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짧게 느껴진다. 하루 중 가장 편안한 시간이다. 어떤 목표도 없고, 어떤 성과도 필요 없는.


식탁을 닦으면서 나는 생각한다. 우리가 함께 먹은 밥은 몇 끼나 될까. 계산해보면 그리 많지 않다. 일 년에 삼백 끼 정도? 앞으로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함께 먹을 수 있는 식사는 한정되어 있다. 언젠가 아이는 자기 방에서 혼자 먹고 싶어 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집을 떠날 것이다.


그래서 지금이 소중하다. 밥알을 흘리는 아이의 모습도, 음식이 너무 맵다고 투덜거리는 아내의 목소리도, 식탁 위의 작은 스크래치도. 이 모든 것이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면서 창밖을 본다. 맞은편 아파트에도 불이 켜진다. 그곳에서도 누군가 밥을 먹고 있을 것이다. 혼자일 수도, 가족과 함께일 수도 있다. 어떤 형태든 괜찮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내일 저녁에도 우리는 다시 식탁에 앉을 것이다. 세 개의 의자에. 그리고 밥을 먹을 것이다. 함께.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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