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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질문에 관한 질문들 ㅣ 백희정ㅣ노르웨이숲

by 잭 슈렉

아이가 학교에서 다녀오면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오늘 학교에서 뭐 배우고 왔니'라고 묻는다 하고, 유태인 학부모들은 '오늘 학교에서 어떤 질문을 했니'라고 묻는단다. 정확한 얘기는 아니겠지만 교육 관련 어느 글귀에서 본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우문현답일까. 물론 그 해답을 AI를 통해 찾는 것은 비단 맘에 들지 않지만,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면 이제 그만 인공지능을 향한 내 마음을 조금 열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생성형 인공 지능 시대, 지식의 창조자가 되는 법'이란 소제목은 솔직히 어렵다. 하지만, 책에서 언급하는 '질문'과 '학습'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우리가 알아가야 할 필수 덕목이 맞음을 수긍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우리나라 공교육 제도 속에서 마음 편히 질문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 유난스러워 보이고 잘난척하는 것 같고, 수업 종료 종이 곧 울릴 텐데 무슨 민폐인가 싶다. 하지만 궁금한 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두드러짐에 대한 본능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용인에 선뜻 팔 걷어붙이고 나서기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12년을 기본으로 삼고 거기에 몇 년을 더 추가로 공부하는 학교라는 제도권 속에서 맘 편히 속시원히 질문해 본 경험이 과연 우리에게 얼마나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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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학습의 패턴도 마찬가지다. 나열식 학습방법. 그리고 모두가 같은 것을 배우는 전체주의적 교육법이야말로 획일주의를 만들고 있다. 10살이면 초등학교 3학년이고 18살에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야 하는 이 천편일률적인 흐름 속에서 변화와 새로움, 그리고 상식을 뛰어넘는 창의력은 선뜻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스마트폰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린 지 10년이 훌쩍 지난 시점, 우리는 인공지능을 맞이하고 있다. 손쉽게 스마트폰을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소박한 패턴을 넘어서 이제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뉴스와 이미지, 그리고 우리를 현혹시키는 가짜 정보에 대해 배워야 한다. 훈민정음을 만들던 세종대왕이 맥북을 집어던졌다는 책 속 일화는 읽으면서도 내 눈을 의심케 할 정도였다. 오죽 관심이 없으니 그러겠냐마는, 세종대왕이 맥북을 잘 활용한 임금이란 그 시절 이야기가 가까운 미래에 전통처럼 전해져 이어갈지도 모를 것만 같은 불안감도 솔직히 없지 않다.


좋은 질문을 하는 법. 그리고 질문 다운 질문을 하는 법. 무엇보다 "질문"으로서 그 형태를 갖출 수 있는 자질에 대해 책은 들려준다. 그리고 그 질문을 시작으로 인공지능이 어떻게 발전하고 나아가야 할지 우리에게 귀띔해 준다. 모름지기 같은 칼이라도 잘 활용하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도구가 되고, 잘못 이용하면 누군가를 죽이는 살해도구가 된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점, 우리가 그 인공지능을 어떻게 길들이고 교육시키고 훈련시켜야 하는가를 저자는 언급한다.


수업 후 선생님에게 질문하고 궁금한 점을 해결하던 시절을 넘어서, 인공지능에게 질문하고 원하는 답을 얻는 과정에서 발췌와 확증의 과정을 이제 우리는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 무수히 많은 질문들 속에서 그 질문에 관한 새로운 질문을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그 새로운 질문이야말로 앞으로 더 많은 인류와 지구 생명의 삶에 더 좋은 더 나은 도움을 줄 수 있길 소박하게나마 소망해 본다.


<책 자세히 보기>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65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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