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십 년 천권 : 책 읽는 일
그렇게 시작된 출퇴근길 독서 생활이 10년을 맞이했다. 2013년 가을에 시작했으니 만으로 꼬박 10년 햇수로는 11년 차가 된 것이다. 반드시 많은 양의 책을 읽겠다고 일부러 그랬던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숫자놀음에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 굳이 한 장 한 장의 티끌 같은 책을 읽어 태산을 이루겠다는 대단한 각오는 지금도 없다.
다만, 시작했고 이어졌을 뿐이다. 바닥을 기어 다니며 온갖 재롱을 부리던 큰 아이, 그리고 얼마 전 초등학생이 된 둘째까지를 기르며 함께 지나왔을 뿐이다. 그러다 육아에서 조금은 여유를 되찾게 되자 아무 생각 없이 들춰본 대출 목록이 1000권이 넘어 있었다.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뿌듯함과 흐뭇함 그런 것들이 마구잡이로 느껴졌던 것이다.
2013년 가을부터 2022년 마지막 날까지 도서관에서 대출하여 읽은 책은 1183권. 만 9년간 나와 책이 일궈낸 어떤 의미에서는 ‘수확’의 느낌마저 든다. 만 10년을 향해 달려가는 현재 진행형의 흐름에서 기념보다는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정리를 하는 데에 있어 글만큼 좋은 것도 없기 때문에, 졸저지만 이렇게 남겨두고자 한다. 더 많은 더 다양한 책을 읽겠다는 포부가 아닌, 내가 보내온 시간과 맞이할 시간 속에서 깃들 여러 책들과의 만남으로 마냥 즐겁고 행복함을 누리는 감정에 더 깊은 의미를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