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나를 위한 미술관 ㅣ 정여울 ㅣ 웅진지식하우스
이 책의 부제는 "내 마음을 다시 피어나게 하는 그림 50"이다.
저자가 평소 아끼고 좋아하는 그림 50점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다뤘다. 너무 방대한 분량도 아닌 그렇다고 몹시 서운한 느낌도 아닌... 그야말로 시의적절한 밸런스를 책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0세기말 한때 유행헀던 시류가 있었다.
'죽기전에 봐야할 영화 100편', '죽기전에 들어야 할 음악 100곡' 등등등
아마 어쩌면 당시에도 미술, 그림도 있었겠지만 그땐 그림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지라 대략 이렇게만 기억하고 있다.
기록으로 남아 있어 우리가 여전히 좋아하고 애착을 가질만한 무수히 많은 작품 중에서 어찌 50개만 선별할 수 있을까. 그 시도조차 잔인하게 느껴지지만 그림이 좋고 미술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 한권, 꼭 한번 정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과 미처 알지 못하는 소소한 이야기거리가 곳곳에 녹아 있다. 한 작품 기준 생각보다 적은 분량의 이야기가 아쉽다가도 어느 작품에선 몇페이지에 걸쳐 풍요롭게 물결을 일으키니 그 향기에 흠뻑 취해도 좋을 것이다.
한때 반골기질을 어필하느라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것에 대한 호기심을 격렬하게 불지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점점 들기 시작했다.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가 고흐란 점도 내 마음과 찰떡처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그가 살아온 궤적. 그리고 그가 남긴 작품들. 지금은 사라졌지만 10여년 가까이 운영한 내 개인 홈페이지에도 고흐의 그림을 구석구석 빼곡하게 채웠었던 기억이 책을 읽으면서 불현듯 피어올랐다. 하물며 그런적이 거의 없었는데 출근길 책을 읽다가 내려야 할 지하철역을 놓쳐버리기도 했다.
풍성한 그림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그림 한 점 한 점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커피 한잔을 마시면 어느 순간 나는 전세계 유명 미술관에 있으리...
읽는 재미. 그 맛. 저자와의 짧은 인연이 스쳐지나가는 달콤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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