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의식

책 십 년 천권 : 책 속으로 풍덩

by 잭 슈렉

모두 세 곳의 도서관은 번갈아가며 다녔다.


구립이라고 해도 내가 즐겨 읽는 책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좁았던 장르의 폭이 반강제적으로 넓어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특정 작가의 책을 주제로 대출을 하기도 했다. 하나의 작가가 쓴 초창기 책과 최근의 책은 분명 달랐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도 분명 달랐으나, 작가가 쓰는 글의 흐름 혹은 감성들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라는 독자의 학식이 부족해 명확하게 어떤 것이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발행된 책의 간극에서 즐기는 재미는 분명 있었다.


독서에 정치적 견해를 개입시키고 싶지는 않지만, 가끔은 어쩔 수 없이 그럴 때가 생기곤 했다.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였는데, 그래서 그 작가의 많은 책을 읽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와 전혀 반대의 이해관계로 편입된 행보를 보면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대출 목록에서 빼고 싶을 만큼 속상했다.


유명한 인물을 주제로 두고 책을 이어가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화가 고흐의 일대기를 다룬 여러 권의 책을 읽다 보면 같은 인물을 향해 접근하는 방식과 조금씩 다른 작가마다의 의견 차이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주제별로 책을 대출하게 되면 평소 중구난방 식으로 읽을 때보다 속도에 불이 붙었다.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 전기 영화를 감상하는 기분이 들었다. 차이점이라면 가만히 앉아서 눈만 뜨면 시간이 삽시간에 지나가는 영상매체와 달리 책은 글자 하나씩 시선을 두고 읽고 이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편리하고 불편함의 차이를 떠나 저마다의 매력은 분명 있다.


강렬함은 영상매체에 편을 들 수 있으나, 오랜 여운은 분명 책에 담겨 있었다.

이전 07화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