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사람이 있었다.
불완전해도 온전했다.
없어도 충만했다.
부족해도 특별했다.
나 안에는 보이지 않은 빛이 있어
세상에 빛나는 것들을 볼 수 있었다.
그것들과 교감했다. 같이 웃고 같이 울었다.
그것만이 중요했다.
시간이 흘렀다.
나는 커서 세상에 나왔다.
부딪혔다. 넘어졌다.
싸웠다. 졌고 졌고 졌다.
한숨으로 버텼고 눈물로 일어났다.
그렇게 살아냈다.
하지만 그 사이 나 안의 빛이 잘 보이지 않게 됐다.
나 안에 있던 많은 중요한 것들이 사라지고,
다른 중요한 것들로 채워졌다.
똑같이 중요했지만 다르게 중요했다.
그것들은 도무지 빛이 나진 않았다.
나는 더 이상 나가 아닌 사람이 되어 있었다.
온전함을, 충만함을, 특별함을 잃고 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나 안의 빛은 사실은 더 큰 빛에서 비롯되었음을.
나의 빛은 누군가의 빛을 갉아먹는 대가였음을.
가끔 사라진 나가 그리워 잠 못 드는 날도 있지만 슬프지만은 않았다.
나로 인해 또 다른 빛들이 이 세상에 싹트고 있기에.
나는 생각한다.
그럼 됐다. 그거면 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