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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Jan 18. 2018

심리학으로 읽는 영화 이야기 #11 원더 휠

코니 아일랜드에서 펼쳐지는 비극적인 이야기



꿈과 모험의 놀이 동산 <코니 아일랜드>


모두들 즐거움을 느끼러 오는 놀이 동산 <코니 아일랜드>. 즐겁게만 보이는 이곳과는 다르게 이질적인 불행을 떠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불장난을 좋아하는 꼬마 리치, 감정기복이 심하고 망상에 빠져 사는 지니, 그리고 아내를 잃은 뒤 술독에 빠져 살다가 지니와 재혼한 험티.


이들은 코니 아일랜드의 한 켠에서 산다. 지니는 식당의 종업원으로, 험티는 회전 목마 관리인으로 적은 돈이나마 벌며 근근히 버텨 나가고 있다. 비단 가난 뿐만이 아니라, 하루가 멀다하고 이곳 저곳 방화를 일삼는 '영화광' 꼬마 리치라는 존재 역시 안그래도 불행한 이들의 삶에 비극을 더한다.


그런데 어느 날, 험티와 전부인 사이의 딸 '캐롤라이나'가 코니 아일랜드로 찾아오면서 이들의 인생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해변의 인명구조원 믹키, 여자의 삶을 구하다

툭 하면 술마시고 지니를 두들겨 팼던 험티는, 겨우 알콜 중독을 치료해 성실히 살아 가고 있다. 그러나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갱단의 일원인 남자와 결혼을 하여 의절했던 딸 캐롤라이나의 등장으로 또 다시 술을 찾는 험티. 아슬 아슬하게 불행이라는 이름의 살얼음판을 조금씩 조금씩 걸어 나가던 '지니'는 캐롤라이나가 반갑지만은 않다.


그러나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곧 피가 섞인 딸 '캐롤라이나'를 애지중지 보살피는 험티 때문에 더욱 스트레스 받는 지니는 해변을 찾는 횟수가 잦아 진다.


사실 지니는 해변의 인명구조원 믹키와 내연관계다. 불행한 삶에 허덕이며 결국 자살까지 하려던 지니의 삶을 구해준 인명구조원 믹키. 그는 희곡 작가를 꿈꾸는 학생으로, 진주만 공습때 해군에 지원하여 세계 곳곳을 누빈 자유로운 영혼이다. 이들은 해변에서 사랑을 나눈다.



매번 두통으로 아스피린을 달고사는 여자 '지니'가 유일하게 약에 의존하지 않는 시간이, 바로 이 해변에서의 데이트다.


하지만 우연히 캐롤라이나와 함께 길을 걷다 믹키와 마주친 순간부터 그녀의 짧은 행복은 깨어지고 만다. 젊고 아름다운 아가씨 캐롤라이나를 향한 믹키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지니는 둘 사이를 의심하고 질투하며 더욱 괴로움을 느낀다.


인명구조원은 과연 한 사람의 생명만을 구할 수 있는 것일까. 갱단 남편을 피해 도망쳐 온 캐롤라이나는 스스로 거의 죽은 목숨이라고 여기며 살다가, 우연히 마주친 믹키 때문에 설레며 새로운 삶을 꿈꾼다. 그 대신 믹키의 도움으로 잠시나마 행복했던 여자 '지니'는 불행에 빠지고 만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불장난,
불보듯 뻔한 운명, 그리고 인생사

영화 속에서 꼬마 아들 리치는 항상 불장난을 한다. 그 때문에 아무리 야단을 맞아도 하루가 멀다하고 또 다시 불을 지르는 꼬마 방화범. 아무리 막으려 해도 번지는 불처럼, 아무리 금지해도 또 다시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불장난 처럼 우리네 인생사도 운명 앞에 휘둘린다.


이미 외도를 저질러 첫 번째 남편을 잃었던 지니가 또 다시 믹키에게 흔들린 것 처럼, 불행해 질 줄 알면서도 캐롤라이나를 받아 준 아버지 험티처럼, 또 혼날 것을 알면서 불장난을 즐기는 리치와 매번 짜릿한 사랑만을 추구하는 캐롤라이나. 이들 모두 운명을 거스르지 못하고 운명에 휘둘리는 인생을 살게 된다.


영화의 제목 <원더 휠>처럼, 겉으로는 화려하고 재미있어 보이지만 일단 타고 보면 지루하고, 의지와 상관없이 정해진 트랙을 돌고 도는 우리네 인생사. <원더 휠> 속에서 어울릴래야 어울릴 수 없는 다섯 명의 가족들이 억지로 가족이라는 연에 묶여 살아가는 이야기.


모든 가족 영화가 즐겁고 유쾌한 것만은 아니다. 너무나 외로워서 서로 의지할 수 밖에 없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 <원더 휠>에는 이들이 살고 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묘지'역을 거쳐 '천국'역에 도착하다

<원더 휠>. 이 영화를 관람하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희곡이 하나 있었다. 바로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다.


예민하고 히스테릭한 블랑쉬가 동생 스텔라의 집으로 오면서 평화로웠던 한 가정이 부서져버리는 이야기를 줄거리로 하고 있는 이 희곡은 캐롤라이나의 등장으로 와해되는 험티와 지니 사이를 연상캐 한다.


마지막에 갈등을 몰고온 캐릭터가 극에서 사라지는 것 까지 동일하다. 남아있는 사람들만 한 껏 들쑤셔 놓고 자신들은 어디론가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리는 블랑쉬와 캐롤라이나. 이들은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묘지를 지나 천국으로 왔지만, 역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결국 행복해지고자하는 욕망을 가진 자들에게 천국이란 없는 것일까?


<원더 휠>에 드러난 히스테리 성격

질투 많고 의심이 많으며, 망상과 감정기복에 시달리는 예민한 여자 지니. 그녀에게서 히스테리적 성격이 보인다.


히스테리적 성격은 자기중심적이며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을 갈구한다. 항상 극적인 감정 표현에 빠져 살고 있으므로 감정기복 또한 심한 편이다.


이들은 외적인 것에 집착하므로 항상 아름답고 젊게 보이기를 원한다. 또한 쾌락에 약하므로 쾌락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화를 참지 못한다.


지니는 생일때마다 우울해 한다. 나이들어가며 살이 찌고 주름이 늘어가는 자신의 모습이 싫은 것이다. 자신보다 젊고 아름다운 캐롤라이나가 자신의 내연남인 믹키와 가까워질까봐 의심하고, 결국 취조하듯이 따져묻는 탓에 사람을 질리게 하는 그녀.


한때는 전도유망한 연극 배우였던 지니는 과거의 환상에 빠져 산다.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었던 드러머 남편의 사랑을 그리워 하고, 무대 위에서 반짝 반짝 빛났던 자신의 모습을 그리워 하며, 현재 식당의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지 못한다. 단지 지금은 식당 종업원 역을 맡아 연기를 하고 있다고 망상하며 위안을 찾는 지니.


이러한 히스테리적 성격은 자궁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히스테라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대에는 성적으로 만족되지 않은 자궁이 온갖 질환을 불러 일으킨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히스테리는 남성에게도 생길 수 있는 정신질환이다. 신경병리학자 샤르코와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남성들의 히스테리를 연구한 적도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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