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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May 09. 2018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영원하지 않은 것들에 집착하면 발생하는 사건

영원하지 않은 것들에 부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렇게도 영원할 것 같았던 도리언 그레이의 아름다움도 그저 수십년 동안의 환상으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쾌락과 물질은 단발적이고 유한하다. 이들은 결국 닳아 없어지고 바닥나 인간에게 내면의 공허함을 선사하는 것들이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는 순수했던 청년이 쾌락에 매몰되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화가인 바질이 그의 외모에 반하여 초상화 한 점을 그려 주었을 때, 비극은 시작 되었다. 타인의 시선에 비추어진 자신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도리언은 점점 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치와 향락, 그리고 외형적인 것에 가치를 두기 시작한 뒤로 도리언은 악인이 되어간다. 마치 선악과처럼 초상화 한 점이 한 인간의 삶을 바꿔버린 것이다. 


엄격하고 재미없는 도덕은 쾌락 앞에 무릎을 꿇고, 양심과 윤리는 기억에서 잊혀져 버리고 만다.

악인이 되어버린 도리언은 여전히 아름답다. 그러나 진정한 자신의 내면을 담고 있는 한 폭의 초상화는 점점 추악하게 변해 간다. 도리언은 초상화를 남들이 볼 수 없는 은밀한 곳에 숨겨 둔다.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나 영원한 것은 없다고 했던가. 그다지도 감추려 노력했던 초상화는 어떻게든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주장하고, 더이상 도망갈 곳이 없어진 도리언은 최후의 결심을 다진다. 모든 것을 끝내버리고, 쾌락의 노예가 되기전, 그 순수의 시대로 회귀하고자 하는 결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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