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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May 01. 2018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결코 위대하지 않은 사랑이야기

개츠비는 누구인가.

그는 가난이 싫어 집을 나온 볼품없는 젊은이였고, 첫사랑에 실패한 후 평생토록 그녀를 잊지못해 그녀의 곁을 맴돌았던 찌질이였다.

그런가하면, 그는 악착같이 돈을 모아 자신을 백만장자처럼 꾸몄고, 매일 밤 파티를 열어 수많은 불나방들을 그의 저택으로 끌어들이는 셀럽이기도 했다.

그 많던 불나방들은 어디로 갔을까?

가난뱅이 찌질이에서 셀럽으로 신분상승한 개츠비. 그러나 그는 항상 외로웠다. 자신의 자존감을 갉아먹었던 지독한 가난과 결별하고도 그가 항상 허기졌던 이유는 바로 사랑때문이리라. 

과거에 가난했기에 사랑받지 못했던 자신의 비참함은 겉치레에만 신경쓰는 허영과, 첫사랑 데이지에 대한 집착으로 그 모습을 바꾸고 말았다.

그러나 개츠비가 남의 치정싸움에 휘말려 실컷 이용당하고 버려졌을때, 불나방이 모여들던 핫플레이스는 텅비어버리고 말았다.

모두가 자신만을 위한 가치에 목숨을 걸때, 개츠비는 남의 시선에만 목을 맨 것에 대한 발로로 영원한 외로움을 얻었다.

전혀 위대하지 않은,
오히려 하찮은 개츠비의 인생에 부쳐

개츠비의 역사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난해 보이는 자신이 싫어서 돈을 모아 겉치장을 하고, 사랑에 실패한 자신을 인정하지 못해 평생동안 저 먼 곳에 있는 초록 불빛을 쫓은 개츠비.

그는 바로 앞에 있는 자신을 버리고 이미 지나간 과거의 허상을 붙잡으려고 평생을 허비하고 만 것이다. 가난이 싫었다면 성실히 돈을 벌고 일을 하는 것으로 약점을 극복할 수 있고, 첫사랑은 누구나 실패하는 것이기에 그것을 인정하고 더 좋은 모습으로 더 좋은 누군가를 사랑했다면 또 다른 성공을 낳았을 텐데, 개츠비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가장 불행했던 순간의 자기(self)에 매몰되어 그릇된 허영과 집착으로 위대할 뻔했던 자기의 인생을 스스로 망쳐버린 것이다.

가난으로 무시받고 사랑에 치여도 위대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약점과 실패를 인정하고 더 나은 상태로 자신의 모습을 제련하는 사람들.

바로 그들과 대비되는 개츠비의 삶에서, 그들이 이룩한 위대한 삶이 더욱 가치있어 보인다. 허영과 집착의 끝은 외로움 뿐이다. 지금이라도 인정하고 발전해야 위대한 삶의 자취를 남길 수 있다.

지금의 세계를 인정해야 또다른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 《데미안》. 게다가 두세계의 모습을 조화롭게 만들어 평화로 이끄는 아브락사스.

개츠비는 자신의 약점과 실패를 인정하고 또 다른 가치를 쫓았어야 했다. 실패한 자신도 자신이고, 성공한 자신도 자신이라는 것을 인정했더라면 정말로 위대한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과거의 자신의 비참한 모습을 지우기에만 급급했다. 그러다 결국 자신의 삶에서도 지워졌고, 부와 명예까지 모두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과거에 매몰되어 현재와 미래를 놓치지 말고 세 시공간을 넘나들며 자기를 위한 삶을 살 것. 이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위대한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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