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호흡으로 느린 걸음으로

by 고요사띠



느린 호흡으로 느린 걸음으로 걷다가

걸림 없는 바람을 느껴본다.


개미가 가는 길을 피해 걷고

지렁이가 밟힐까, 지렁이를 옮겨주고

기어 다니는 거미가 눌릴까, 내어 보낸다.


젖은 머리카락은 낮 12시 30분경에 가장 잘 마르고

건너편 아이들의 소리는 5시가 가까울수록 커진다.

저녁 9시 20분 경이 되어서는

오른쪽 시선의 별이 유난히 반짝인다.


옆 자리에 앉으셨던 젊은 스님의 발걸음이 느려지셨고

나의 뒤 옆에 앉았던 외국 친구도 쉬이 잘 걷는다.

뒤 어디 즈음 앉았던 아주머니도 어느새 쉬이쉬이

뒤에 앉으셨던 할머님은 아직도 걸음이 빠르시다.


하루 10시간 남짓의 앉는 시간에서

명상으로 새벽을 열고

명상으로 밤을 닫던 날


단순하고 고통스럽고

행복하고 힘들다가도

어느새 그 모든 것들도 사라진다.


더디더라도

알아가기를


더디더라도

나부터 변화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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