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을 쓰고 있던 소년
네팔 박타푸르에 있었던 때에 이야기다.
탈을 쓰고 있는 소년이 거기에 있었다.
가이자트라 GaiJatra
한 해 동안 죽은 영혼들을 기리는 축제로
각 집안마다 죽은 이의 영정사진을 걸고
긴 하루동안 축제를 한다.
그 행진 가운데 눈에 띄는 한 탈을 쓴 아이는
맨 발로 춤을 추고 있었고
춤사위를 반복해 걸어가고 있었다.
움직임은 서툴렀으나
자연스레 비친 뒷모습에는
전문 무용수 못지않은 섬세한 근육들이 있었다.
탈을 쓴 소년은 탈을 벗는 그 순간에
나는 뷰파인더 속 소년의 한숨을 바라본다.
숨과 숨의 사이가 이처럼 길었던가.
한 호흡이 영원같이 찰나 갔던 숨의 소리를 듣는다.
그 시점으로 뷰파인더를 사이에 두고 존재했던 찰나
내가 존재하고 있는 건지
내가 사라진 건지
그 순간만큼은
한 아이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만들었던 일상
네팔의 문화, 감정, 사람, 환경, 사상들은 사라졌다.
보고 듣는 자가 있었던가.
소리 치고 소리 내는 자가 있었던가.
그저 탈을 벗고 있던 소년이 거기 있었다.